지난해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한국경제의 재도약과 지속성장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를 제시한 바 있다. 창조경제는 일차적으로 새로운 창조산업을 낳는 밑거름이며 제조 분야에서도 산업의 창조화 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제조업 분야에 초점을 둔 ‘산업창조화 시리즈’ 연구를 통해 15개 유망분야를 선정하고 이들이 창조경제에 이바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창조경제란 창조산업의 육성을 통해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며, 좀 더 확장적인 의미에서는 경제 전반의 성장능력을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체제 또는 패러다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의 제조업에서도 창조경제의 개념을 도입해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 활동에 창조적 아이디어의 유입을 촉진함으로써 산업의 고부가 가치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조업은 그동안 가보지 못한 제4차 산업혁명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 기존 전통산업과 IT기술이 결합해 지능형 공장을 만들고 하나의 융합 플랫폼 위에서 모든 생산 공정이 최적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또한, 사물 인터넷의 개념이 확산되면서 사람과 제품은 물론이고 모든 제품이 연결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은 창조경제 개념의 유입을 촉진해 각 분야의 창조화 수준을 높이는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다. 제조업도 아이디어, 창의성, 융합, 지식기반 자산(knowledge-based assets) 등을 통해 산업의 창조화를 촉진함으로써 창조경제 시대에서 산업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기존 성장동력의 약화, 신성장동력발굴의 지연 및 저성장 위기, 고용 창출 한계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 가치로 하고 부가가치, 일자리, 성장동력 등을 창출하는 창조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종 선정된 15개 분야를 성격별로 단순화해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시장성이 크고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분야는 3D 프린팅, 디자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첨단세라믹, 지능형 로봇, 복합금형 등이다. 특히 산업적 파급효과 관점에서 빅데이터, 사물통신, 3D 프린팅 그리고 지능형 로봇은 제조업 전반의 영역에서 산업창조화를 촉진하는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주력산업의 비교우위 역량 활용을 통한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는 초대형 해상구조물, 패션의류, 전자의료기기, e-모빌리티(스마트 전기 이동수단), 바이오플라스틱, 항노화, 폐기물 에너지, 신재생에너지 융합 등이 해당된다. 이 중에서 신시장 및 비즈니스모델 창출을 촉진할 수 있는 분야는 e-모빌리티, 초대형 해상구조물, 항노화, 신재생에너지 융합 등이고 기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에 기여할 분야는 전자의료기기, 패션의류, 바이오플라스틱, 폐기물 에너지 등이다.
따라서 유망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되는 이들 분야는 창조경제시대에서 신성장동력으로서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들 분야가 본격적인 산업화 단계로 발전한다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제조업에서의 비즈니스모델 창출, 산업경쟁력 강화, 기존 역량을 확장한 신시장 개척, 그리고 융합 신제품 개발을 위한 창조적 도구로서의 역할 등 산업의 창조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산업연구원이 선정한 15개 분야 중 뿌리산업분야를 대표하는 금형산업과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점점 좁혀가는 지능형 로봇산업, 제조업 분야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기대를 받는 3D 프린팅 산업 등 3개 분야의 현황과 전망을 살펴봤다.
‘동반성장’ 날개 달아야 하는 금형산업
한국 금형생산은 연평균 10.3%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도 생산규모는 10인 이상 기업 기준으로 7조 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으며, 2012년 생산규모는 같은 기준에서 7조 5,00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수시장의 금형수요를 충족할 뿐만 아니라 총 금형 생산액의 35.5%를 일본, 중국을 비롯한 세계 120여 개국에 수출하는 수출집약형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수출비중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품목별 금형생산은 2011년도 기준 플라스틱금형이 43.0%, 프레스금형 31.6%, 다이캐스팅금형 1.7% 등의 비중을 보이고 있으며, 주력 품목인 플라스틱금형과 프레스금형이 금형생산의 74.6%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도 금형생산은 2010년보다 평균 6.5% 증가했으나, 품목별로 전년도와 비교하면, 플라스틱금형이 15.9%, 프레스금형 8.5% 증가한 반면, 다이캐스팅금형과 기타금형, 금형부품 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후방산업의 가치사슬 변화와 관련이 큰 복합금형의 생산규모는 통계화돼 있지 않으나, 연평균 30%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첨단기술 및 제품의 범위에 포함된 플라스틱금형기술 7개 분야와 프레스금형기술 5개 분야, 다이캐스팅금형 7개 분야, 주조금형기술 3개 분야, 기타 금형기술 4개 분야 등과 산업융합원천기술 개발사업, 산업융합촉진사업, 미래산업 선도기술개발사업에 대한 기술개발자금 등을 통해 지원이 매년 확대되고 있다.
한국 금형수출은 1990년에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꾸준한 기술 및 품질향상과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1994년에 수출액이 2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처음으로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됐고, 대일 금형수출도 증가세를 유지해 1998년에 최초로 대일 무역수지 흑자 (9,500만 달러)를 달성한 이후 무역수지 흑자폭을 증가시키면서 산업발전에도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2012년도 금형산업은 수출 25억 1,211만 달러와 수입 1억 5,171만 달러로 무역수지가 23억 6,040만 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 우리나라의 금형수출은 연평균 12.0% 증가했지만, 수입은 연평균 3.5%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13년에도 금형수출이 전년대비 6.5% 증가한 26억 7,582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25억 달러를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일본, 독일 등 금형 선진국들은 산업기반 강화를 위해 국가주도의 연구센터 운영, 연구개발 사업추진, 차세대 신기술 개발은 물론, 기반기술 분야의 표준화·규격화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금형산업은 IT, 자동차 등 기간산업의 발전에 따라 수요가 커지는 기반산업으로서, 초정밀 고부가가치 금형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세계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교역도 늘어나는 추세다. 각국은 세계시장 선점을 위해 자국에 유리한 국제표준이 제정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범국가적 차원에서 국제 표준화 개정 및 신규제정을 위한 글로벌 회의 등에 적극 참여하고, 개별기업의 노하우 기술에 대한 표준화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정밀 금형 및 복합특수금형의 개발·확대도 중요하다. 금형설계 및 가공 기술, 신소재 성형과 측정 기술, 그리고 공정설계 기술 등이 IT 산업과 접목된 융합 기술로 전환되면서 금형의 고품질, 고속가공, 고정밀화가 세계적인 흐름이다. 세계 금형시장은 금형설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종류별 설계 기준이 적용된 전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정밀금형과 다공정 복합 금형설계 기술 등 특수금형 개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요 경쟁국과의 기술격차 해소 노력 강화도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비교적 단기간에 세계 5위 금형생산 국가로 성장했으나, 중국 등의 급성장으로 인한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 및 단가 경쟁력 강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금형은 자동차 관련산업의 의존성이 매우 강한데, 앞으로 금형산업이 제조업의 핵심 동인이 되기 위해서는 동반성장형 산업구조로의 재편도 필요하다. 수요기업과 금형기업 간 상생을 위한 공동기술개발 확대는 물론, 개별기업의 개발 기술 및 제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 프로그램의 지원 및 수요기업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도 요구된다. 중소기업 개발 기술 및 제품을 보호하고, 수요기업에의 안정적 납품을 보장할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고부가가치, 고생산성 특수금형기술을 바탕으로 금형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단축하고 한국형 금형산업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조역량 더 끌어올려야 하는 로봇산업
국내 지능형 로봇산업의 생산규모는 2003년 지능형 로봇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되면서 정책적 지원이 본격화된 이래 지속적으로 성장해 2010년 1조 7,849억 원의 실적을 달성한 이후 2012년에는 2조 1,327억 원을 기록했다. 주요국의 종사자 1만 명당 로봇 운영 대수를 보면, 2010년 기준 일본 306대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287대로 높은 수준이다. 기업규모를 종사자 수 기준으로 보면, 제조업용 로봇을 생산하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6.8%이며, 이 가운데 92.7%가 소기업에 해당해 국내 로봇 생산업체는 규모가 매우 영세하다.
수출규모는 2012년 기준 5,953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에서 로봇부품 및 부분품이 전년 대비 51.9% 증가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개인서비스용 로봇은 전년대비 27.4% 증가했다. 2012년 국내 로봇산업 수입규모는 전년대비 -8.6% 감소한 3,024억 원을 기록했다.
지능형 로봇산업은 제조, SW, 콘텐츠, 서비스 등 단계별 가치사슬이 다층적으로 연계돼 다양한 비즈니스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지능형 로봇산업의 가치사슬구조는 대략 ‘기술공급 → 부품/모듈 제공 → 제품제조 → 콘텐츠 제작 → 인증/테스트 → 서비스제공 → 소비자’ 등으로 구성된다.
지능형 로봇산업의 창조역량을 국가별 R&D경쟁력 상대수준으로 파악해 보면, 우리나라는 2011년 기준 최고수준 대비 79.2%로 나타나 일본 97.2%, 유럽 93.4% 등과 격차가 큰 편이다. 요소기술별로 보면, 기구 및 부품 기술은 일본이, 지능 및 시스템 기술은 미국이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가치사슬구조상 첫 단계인 기술공급은 대학과 연구소에서 연구한 기술들이 벤처기업 창업, 연구소 기업, 기술거래 등의 방법을 통해 기업으로 제공된다.
지능형 로봇분야의 SW·콘텐츠 생태계는 전반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바, 산업 초기 단계의 비효율적이고 폐쇄적인 생태계 구조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자생적이고 개방적 생태계 구축이 미흡하다. 국내에는 부품/모듈을 제공하는 기업과 완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반면,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 제공 기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창조경제시대의 새로운 경쟁력 원천이 열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국내외 기업 간 개방·협력을 통한 서비스·콘텐츠 간의 폭넓은 호환 역시 아직은 역부족이다.
지능형 로봇제품에 대한 신뢰성도 미흡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간 로봇의 공급확대에 주력해 로봇 보급사업을 통해 2011년 5개 부처에서 2013년 10개 부처로 확산했으나 지속적인 수요창출에는 미력하다. 예를 들어 소방방재청은 방수로봇 소방장비 인증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으나, 실제 로봇활용 실적 부족과 추가 로봇구매 수요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수요관점에서 과제를 발굴·지원했으나, 실 수요처 요구수준 분석 및 시장진입에 필요한 로봇제품의 경쟁력과 신뢰성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전·후방 산업연관이 높은 로봇산업을 지역 내 자족적 로봇 육성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와의 융합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하는 비즈니스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신규 로봇비즈니스 창출의 기본은 로봇을 기반으로 전방 산업 및 타 기술 분야와의 지속적인 지식 및 문화 교류의 장이 요구된다. 현재 지역 지능형 로봇커뮤니티는 로봇기술 기반의 산·학·연·관 협의체로 진행되기 때문에 수요 창출의 한계가 있다. 학제적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산업적 성장기반 구축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실의 정만태 선임연구위원은 지능형 로봇산업의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7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범부처 연계형 R&D과제를 도출·수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지능형 로봇제품은 기술적 사양이나 기능에 경쟁의 중점을 두었던 과거와 달리 소비자의 잠재적인 요구와 문화적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단순한 기능보다는 인문예술과 경험을 접목하는 감성지향적 기술 및 제품개발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전돼야 한다. 이에, 시대 흐름에 적합한 중점지원이 필요한 분야를 R&D과제로 선정하고 시장규모, 시기 등을 고려해 순차 투자를 유도하도록 한다. 앞으로 지능형 로봇분야에서 대규모 시장창출 가능성이 큰 해양로봇, 의료로봇, 국방로봇 등 수요부처가 참여하는 범부처 연계 패키지형 대형 R&D 과제를 도출·수행해 나가도록 한다.
다음으로는, 창조융합형 비즈니스전략을 수립·추진하는 것이다. 설계, 개발, 핵심부품, 조립생산, 판매, 서비스에 이르는 각 단계에서 상상력과 아이디어, 감성, 사회적 요구 등을 접목해 지능형 로봇산업의 창조화를 적극 구현해야 한다.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메타기술로서의 지능형 로봇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지능형 로봇과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변화될 통섭사회를 예측하고 이에 맞추어 융합비즈니스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시장창출을 위해 정부 부처 간 협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간 협력체계는 공급기관 중심으로 수요기관이 단순 참여하는 형태로 추진돼 온바, 부처 간 협업에 한계가 있다. 대표적 수요부처인 국방부(방위사업청)는 2013년 8월 국방로봇사업팀을 신설했으나 대부분 수요부처에서는 전담부서가 전무하다. 시장창출형 협업체계 구축을 위해 기존 로봇산업정책협의회와 로봇융합포럼의 범부처 협력 확대·강화 및 내실화 등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시장창출에 대한 중장기적 계획 수립 및 활성화가 필요하다. 기존의 로봇 시범보급사업은 일부 로봇분야에서 시장창출에 성공을 거두기도 했으나 면밀한 사전 수요분석 미흡과 기업의 역량·의지가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다. 시장창출을 위해서는 제품만이 아니라 시장, 제도, 사용자, 생산환경 등 종합 지원 설계가 필요하다. 창조경제시대의 가칭 ‘통섭적 로봇융합 비즈니스 창출’을 전제로 한 보급사업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획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창의성을 갖춘 통섭형 인력을 적극적으로 길러내야 한다. 획일화된 인력 양성에서 벗어나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찾아낼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즉, 융합적 사고력, 창의적 감성을 갖춘 인재양성, 학력과 스펙 중심의 풍조를 타파해야 한다.
이 외에도, 로봇산업의 창조생태계를 조성을 거론했다. 로봇산업의 경쟁력 변화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기업·산업들이 유기적 결합과 유통·판매, 제도 및 인프라, 소비자 등 관련된 모든 요소가 효과적으로 통합됨으로써 함께 발전하고 성장하는 로봇산업 창조생태계의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
로봇산업 창조생태계는 산업 환경도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관련 요소 간에 협력과 경쟁관계 속에서 함께 진화해 나간다는 관점에서 각 구성 요소 간 수평적 관계 구축이 성장의 관건이다. 기존의 폐쇄형 로봇산업 생태계에서 개방형 로봇산업 생태계로 전환해 정부 직접 지원에서 기업자립이 가능하도록 간접 지원을 활성화해 나간다. 다수의 경제주체가 창의성을 발휘하고 경쟁할 수 있는 생태계(ecosystem)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창조적 지역 비즈니스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사업화 프로세스 관점과 전·후방 산업연관 구조를 복합적으로 고려한 지역커뮤니티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에서의 강점을 지닌 지역전략산업과 연계·지원을 통한 지역로봇 거점 창조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지역산업과 지역서비스(문화)와의 융합을 통해 사회·산업의 새로운 성장방향을 창조해 로봇의 수요 확산을 유도해야 한다.
제조업의 새 바람을 몰고 올 3D 프린팅
IRS Global에 따르면 2012년 국내 3D 프린팅 시장 규모는 약 3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며, 판매 중인 프린터의 90%가 수입품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에는 약 20년 전부터 ‘RP장비’라는 명칭으로 자동차업체 등에 시제품 제조를 위한 산업용 3D 프린터가 도입됐으며, 기술고등학교의 학습이나 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작품 제작을 위해 교육기관에서의 구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최근 가장 활발하게 3D 프린팅 수요가 발생하는 분야는 치과와 정형외과 등 의료분야이며, 병원 수술에 필요한 환자 맞춤형 수술가이드와 임플란트 제조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산업연구원의 조은정·이훈혜 연구원은 ‘제조업 공정혁신의 기폭제 3D 프린팅 산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3D 프린팅 산업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3D 프린팅과 관련된 기술수준의 경우, 2012년 현재 미국에 공개된 3D 프린팅 관련 특허를 기준으로 상위 10개국(기관 포함) 중 6위 수준인데 특히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특허를 보유 중이며, 각각 미국 특허를 48건, 41건씩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3D 프린팅 분야는 원천기술 보유와 기술 확산성의 문제로 세계 시장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기술 표준과 사용경험 측면에서 선도자(First Mover)가 시장을 점유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기존 기술의 세계 특허로 인해 현재 사용 중인 기기 시장의 접근이 어렵고, 미국 시장 특허를 꾸준히 보유하는 등 기업 차원의 노력은 진행되고 있으나 국가적으로 원천기술 R&D 개발 지원은 미비하다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기업이 기술을 탐낼 만한 IT S/W 분야의 잠재적인 역량은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3D 프린팅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3D 프린터 자체의 생산은 장기적인 원천기술 개발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우선적으로는 S/W 및 스마트 프로덕트(스마트폰 스캐닝·디자인 앱 등)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을 권한다고 이 보고서는 언급했다.
한편, 3D 프린터나 S/W 개발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3D 프린팅용 신소재 관련 개발 시스템은 부족하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은 탄소섬유, 중국은 티타늄, 일본은 모래, 독일은 생체조직 등 각국에서는 원천기술 개발과 함께 신소재 개발 부문에서도 국가 또는 업체 주도로 R&D 활발하게 이뤄지지만, 우리나라는 소재개발 업체도 전무하며, 산학연이 협동해 3D 프린팅 신소재를 개발하는 R&D 시스템도 올해 들어 시작하는 등 아직 걸음마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3D 프린팅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문 생산시대를 대비한 표준 선점 및 핵심 소재 개발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표준 선점은 3D 스캐닝 및 절개 디자인 파일의 포맷 선점은 궁극적으로 S/W 패키지와 함께 관리·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수요부문 창출이 가능하며, 이는 단순한 S/W의 개발을 넘어 3D 디자인 파일의 표준 선점은 궁극적으로 S/W 서비스와 패키지의 판매까지 확장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스마트폰 수요 확대에 트위터, 카카오톡, 페이스북과 같은 SNS(Social Networking Service)가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으로 작용한 것과 같이, 3D 프린팅을 반드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킬러앱으로서 핵심 소재를 발굴해야 한다.
아울러 대중화를 위한 산학연관 협력의 강화 역시 3D 프린팅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분야라고 이 보고서는 언급했다.
일단, 3D 프린팅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개인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대·중·소 기업 등이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이를 공동 상용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통해 개인이나 기업, 공공단체 등이 주문한 소량의 제품을 저렴한 비용에 신속히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저가 프린터 보급 및 프린팅 플레이스의 구축을 통해 개인의 3D 프린팅 접근성을 높여 대중화를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창출되는 아이디어에 대한 사업화 유도 시스템을 마련해 지원할 경우, 벤처 및 소기업 창업 확대되는 효과까지 발생할 것으로 이 보고서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