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첨단 공정 구축 속도가 한층 빨라진다. 도입에만 몇 달씩 걸리며 촌각을 다투는 첨단 반도체의 양산 시계를 늦추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국내 반입 절차가 대폭 간소화되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국무회의에서 글로벌 안전기준을 충족한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해 고압가스 일반제조시설이 아닌 ‘특정설비’ 기준을 적용하는 내용의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EUV 장비는 내부에 고압가스 배관과 장치가 포함돼 법령상 ‘고압가스 제조설비’로 분류됐다. 장비를 설치할 때마다 기술검토와 검사 절차를 반복적으로 거쳐야 해 현장에서는 도입 지연과 기업 부담 가중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EUV 장비는 ‘특정설비’로 전환 관리된다. 기술검토, 허가, 중간·완성검사 등 기존 34일이 소요되던 검사 기간이 9일로 최대 25일 줄어든다. 중간검사 단계인 해외 공인검사기관의 내압·기밀 검사도 생략돼 장비당 약 5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는 특정설비 전환 이후에도 3년 주기 공장심사와 종합공정검사를 실시해 기존과 동등한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개정안은 이달 둘째 주 중 공포 후 즉시 시행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해외 공급 장비와 동일한 글로벌 기준 기반의 관리체계를 국내에 적용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반복적인 행정절차를 효율화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국내 기관 관계자가 현지에 직접 방문해 검사를 진행해서 장비 도입에 실질적으로 3개월가량 소요되기도 했다”며 “규제 완화를 통해 첨단 장비 가동이 한 달 앞당겨지면서 막대한 매출 및 이익 창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