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ESG 공시는 기업 스스로 공시를 준비하고 시행하는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경영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중견기업은 이와 관련된 업무를 맡을 수 있는 직원을 구하는 것에서부터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에서 열린 ‘기업 ESG 공시, 위기인가 기회인가?’ 포럼의 발표자로 나선 대한상의 김현민 팀장은 ‘ESG 공시, 기업의 대응’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중견‧중소기업이 ESG 공시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 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전통적인 주주자본주의가 주주 이익 극대화에 집중했다면, ESG는 고객·근로자·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기반한다”며 “ESG는 환경·인권·공급망 관리와 통상 이슈까지 포괄하는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에코디자인 규정(ESPR), 디지털제품여권(DPP) 등을 예로 들며 “앞으로는 제품 생산 과정과 원재료의 환경 정보까지 추적·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분석한 뒤 “국내 기업들은 해외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과 환경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SG 공시를 학생의 ‘생활기록부’에 비유한 김 팀장은 “재무제표가 시험 성적이라면 ESG 공시는 기업의 비재무적 역량과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말한 뒤 “다만 ESG 공시 제도가 급격하게 의무화될 경우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단계적 도입과 연착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팀장은 “중견·중소기업은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ESG 대응 역량에 한계가 있다”며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부의 지원과 현실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김 팀장은 “ESG 공시가 기업의 부담 요소이기도 하지만, 한국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과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낙관론을 펼친 뒤 “제도 시행 과정에서 기업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와 ESG 목표를 균형 있게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