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서 인공지능(AI)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지만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전사 정보기술(IT) 시스템과 생산설비를 다루는 운영기술(OT) 영역이 각각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요꼬가와전기와 제조 IT·AI 전문기업 VNTG가 이러한 제조 현장의 데이터 문제를 해결하고 AI 적용부터 운영까지 연계하기 위한 협력에 나선다.
한국요꼬가와전기와 VNTG는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세아타워에서 국내 제조기업의 AI 도입과 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양사는 전사 IT 시스템과 제조 현장의 OT 데이터를 연결하는 통합 데이터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AI를 적용하는 공동 솔루션과 사업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기업의 AI 도입 수준을 파악하는 진단 단계부터 시스템 설계와 구축, 실제 운영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제조업의 AI 적용에서는 데이터 확보만큼 서로 다른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어떻게 연결하고 관리할지가 중요하다. 생산관리 시스템과 설비·공정 시스템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형식이나 수집 주기, 관리 체계가 서로 다를 수 있다. 특정 공정에서 AI 모델을 검증하더라도 이러한 데이터 구조가 정리되지 않으면 다른 공정이나 사업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협력은 양사가 각각 보유한 IT와 OT 분야의 역량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요꼬가와전기는 공정 자동화와 계측·제어 등 OT 분야의 경험을 제공하고, VNTG는 제조 IT 시스템 구축·운영과 데이터 및 AI 분야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IT-OT 통합 기술을 활용한 공동 솔루션과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사업 기회 발굴과 고객 프로젝트에서도 협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별도의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고 적용 가능한 산업과 공동 과제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흩어진 제조 데이터 연결해 AI 적용 기반 구축
협력의 핵심은 AI 모델 자체보다 이를 실제 제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을 만드는 데 있다.
기업별 시스템과 데이터 환경을 먼저 진단하고 AI 적용이 필요한 과제를 선정한 뒤, IT와 OT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후 구축된 데이터 체계를 실제 운영 단계까지 유지해 AI가 일회성 실증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통합된 데이터는 제조 현장의 다양한 AI 과제에 활용할 수 있다. 생산과 수요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모델을 비롯해 설비 데이터를 분석하는 이상탐지, 제품 검사 과정의 비전 AI 등이 대표적이다.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적용 가능성도 검토한다. 기업 내부에 축적된 문서와 생산 데이터를 업무 맥락에 맞춰 연결할 경우 생산계획과 구매, 원가관리 등의 업무뿐 아니라 품질·설비·에너지 관리 등 생산 현장까지 AI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구조가 정착되면 개별 AI 과제를 추진할 때마다 데이터를 별도로 수집하고 가공하는 작업을 줄이고, 한 공정에서 검증한 모델이나 활용 사례를 다른 생산 영역으로 확장하는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츠카와 마사루 한국요꼬가와전기 대표이사는 제조 현장에서 AI를 실제 운영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IT와 OT 데이터를 통합하고 이를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요꼬가와전기는 이번 협력을 통해 자사의 제어·운영 기술과 VNTG의 데이터·AI 기술을 연결해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자율운영(Industrial Autonomy) 적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태근 VNTG 대표이사도 기업마다 시스템 환경과 데이터 수준이 다른 만큼 AI 도입에 앞서 현재 수준과 우선 과제를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스템별로 분리된 데이터를 연결한 뒤 실제 AI 적용이 가능한 데이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제조기업의 AI 전환 과정에서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요꼬가와전기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IT·AI 분야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기존 공정 제어와 운영기술을 데이터·AI 기술과 연결하는 제조 현장 적용 모델을 구체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