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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차대·자본에 유럽 시장까지”… 모빌리티 전방위 파고든 ‘중국 영향력’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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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차대·자본에 유럽 시장까지”… 모빌리티 전방위 파고든 ‘중국 영향력’

도요타·혼다·벤츠도 중국 SW·HW 채용… 올 상반기 유럽 친환경차 점유율 15% 돌파

기사입력 2026-07-20 18: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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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차대·자본에 유럽 시장까지”… 모빌리티 전방위 파고든 ‘중국 영향력’
(AI 제작 이미지)

[산업일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거대 소비시장을 넘어 핵심 기술, 하드웨어 공급망, 자본 구조, 그리고 현지 점유율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전통 완성차 기업들이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속도전에서 자력 대응의 한계에 부딪힌 동안, 중국의 모빌리티 생태계가 산업 전반으로 깊숙이 스며드는 양상이다.

도요타, 화웨이·모멘타 협력 격상… 2026년 라인업에 SDV 기술 전면 채용

글로벌 판매 1위 도요타는 전동화 및 스마트카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 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전면 확대해가고 있다. 도요타가 올해 4월 출시한 프리미엄 전기 세단 ‘bZ7’은 화웨이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및 콕핏 운영체제인 ‘하모니OS 5.0’과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주력 전기 SUV인 ‘bZ3X’ 등 최신 라인업에도 중국 자율주행 전문 기업 모멘타(Momenta)의 6.0 지능형 주행보조 시스템을 채택했다.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인 우븐 바이 도요타(Woven by Toyota)의 성과 창출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중국 현지 시장에서 실기 검증을 마친 화웨이와 모멘타의 솔루션을 채용하는 것이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면에서 유리하다는 실용주의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경쟁력인 SDV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본 대표 제조사가 중국 테크 기업의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한다.

혼다, 차대·플랫폼 공급망까지 중국 위탁… 하드웨어 외주화 가속

하드웨어 및 제조 부문에서도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 생태계 의존도는 높아졌다. 일본 2위 완성차 기업인 혼다는 글로벌 전기차 경쟁력 약화 속 전동화 전략을 전면 재편하며, 신규 전기차(EV) 생산과 핵심 뼈대에 해당하는 차대(플랫폼) 공급을 중국 현지 파트너사 및 공급망에 위탁하는 전략을 취했다.

혼다는 동풍자동차, 광저우자동차(GAC) 등 중국 내 합작사는 물론 현지 전기차 전문 공급망을 통해 전기차 브랜드 ‘예(Ye)’ 시리즈의 차대 구조 및 배터리 패키징을 수급하고 있다. 엔진 개발과 정밀한 차대 설계를 고유의 경쟁력이자 기계공학적 자부심으로 삼던 일본 제조사가 차대 제조마저 중국에 위탁한 것은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중국산 하드웨어 플랫폼의 가성비와 빠른 양산 주기를 활용하지 않고는 급격히 악화한 전기차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진단이 바탕이 됐다.

벤츠 지분 19.7% 보유한 중국 자본… 경영권 한계 속 기술 의존 심화

자본과 지배구조 영역에서는 중국 자본의 대형 브랜드 침투가 고착화됐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주요 주주 명부 상단은 중국 국영 및 민간 자본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 국영 자동차 기업인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이 지분 9.98%를 보유해 단일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리홀딩스 창업자인 리슈푸 회장의 투자법인(Tenaciou3)이 9.69%를 갖고 있다. 두 자본의 합산 지분율은 약 19.7% 수준이다.

지분 구조상 주주총회 소집을 통한 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등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특별결의 요건인 25%가량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현 단계의 지분 보유는 ‘전략적 투자 용도’에 그칠 것이라는 해석도 상존한다.

그럼에도 20%에 육박하는 합산 지분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국의 직간접적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벤츠는 하드웨어를 넘어 핵심 소프트웨어 계통까지 중국 현지 생태계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벤츠는 올해 초 본격 출고를 시작한 차세대 전동화 모델 ‘디 올-뉴 전기 CLA’와 주력 라인업에 중국 모멘타의 인공지능(AI) 기반 ‘엔드투엔드(End-to-End)’ 자율주행 솔루션 ‘어반 파일럿’을 전면 채용했다. 자체 운영체제인 ‘MB.OS’ 생태계 구축 과정에서도 중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추세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로 인한 독일 럭셔리 명가로서의 정통성 희석과 장기적 보안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EU 관세 장벽 뚫고 올해 상반기 유럽 EV 점유율 15% 돌파… 개별 시장 영향력 확대

전통 완성차 브랜드들의 중국 제휴와 별개로, 중국 완성차 업체 자력으로 글로벌 본고장인 유럽 시장 영향력을 넓혀가는 속도 역시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JATO 다이내믹스와 블룸버그 통신 등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유럽 신차 시장에서 중국 완성차 브랜드의 전체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급증해 약 6%에 다다랐다. 특히 전기차(B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점유율 15%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순수전기차(BEV)에 대해 최고 45% 수준의 고율 상계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장벽을 높였으나, 중국 업계는 이를 능숙하게 우회했다. 관세율 적용이 낮은 PHEV로 수출 주력 차종을 전환해 유럽 PHEV 신차 시장 점유율을 30% 가까이 끌어올린 것이다. 나아가 BYD의 헝가리 공장 건설, 체리자동차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 가동, 스텔란티스의 생산 시설을 공유한 리프모터의 폴란드 현지 조립 등 유럽 역내 직접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규제를 정면 돌파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자본, 현지 시장 점유율까지 전방위에 걸친 중국의 세력 확장은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서 중국 생태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중국 중심의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은 한국 자동차 및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에도 과제를 던진다. 국내에서도 독자적인 SDV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와 센서·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부품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은 공급망 다변화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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