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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플랫폼 노동자에 보편적 기본권을’…ILO 플랫폼노동협약과 한국의 과제
김대은 기자|kde125@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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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플랫폼 노동자에 보편적 기본권을’…ILO 플랫폼노동협약과 한국의 과제

6월 ILO 총회서 압도적 표차로 채택…결사의 자유, 단체교섭권부터 AI·알고리즘 설명 요구권까지

기사입력 2026-07-21 16: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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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플랫폼 노동자에 보편적 기본권을’…ILO 플랫폼노동협약과 한국의 과제
이미지=본보 기획/AI 생성

[산업일보]
배달, 대리운전, 가사서비스 등 플랫폼 서비스는 디지털 경제의 확산 속에서 생활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플랫폼 노동자는 개인사업자와 노동자 사이의 경계에 놓여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6월 12일 국제노동기구(ILO) 제114차 총회에서는 ‘플랫폼 경제에서 양질의 노동에 관한 협약(이하 플랫폼노동협약)’을 채택했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해당 협약을 비준하고 그 취지가 한국 사회에서 온전히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김주영·김태선·이용우·정혜경 의원과 함께 21일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ILO 플랫폼 노동 협약 채택 의미와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모든 플랫폼 노동자에 보편적 기본권을’…ILO 플랫폼노동협약과 한국의 과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중앙법률원 지성근 노무사

발제자로 나선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플랫폼노동협약 채택이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플랫폼 노동자에게 보편적 노동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가 이뤄진 결과라고 짚으며, 국내 법제에 신속히 반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지성근 노무사는 “플랫폼노동협약은 총회 전체회의에서 찬성 406표, 반대 8표, 기권 46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됐다”라며 “플랫폼 노동이 기존 노동법제의 울타리 안에 위치하지 않아 보호를 위한 규율이 필요하다는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고, 보편적으로 반드시 보장돼야 하는 기본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새롭고 혁신적인 제도가 아니라, 플랫폼 경제의 확산세에 비해 다소 뒤늦게 이뤄진 보호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플랫폼 노동자에 보편적 기본권을’…ILO 플랫폼노동협약과 한국의 과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공공운수노조 법률원 우지연 변호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우지연 변호사는 “플랫폼 노동을 보호하는 최초의 국제 기준이 수립된 것”이라며 “ILO가 100년 동안 축적한 국제 노동 기준을 얼마든지 현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플랫폼노동협약은 ‘디지털 노동 플랫폼’을 두고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을 이용하며, 서비스 요청자(고객)의 요청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수·대가를 목적으로 노동을 제공하는 법인 또는 자연인으로 규정한다. 이때 노동이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지, 현장에서 수행되는지 여부는 가리지 않는다.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는 고용상 지위와 관계없이, 고용되거나 종사하는(employed or engaged) 자로 명시했다. 플랫폼과 직접적인 고용 관계를 맺지 않은 노동자도 기존 노동법상 ‘근로자’ 여부와 관계없이 보호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이 외에도 플랫폼노동협약은 회원국이 플랫폼 노동자가 ▲결사의 자유 및 단체 교섭권 ▲폭력과 괴롭힘에서 보호 ▲개인정보 안전 조치 ▲노동안전과 작업 중지권 ▲임금 ▲노무제공계약 조건 정보 제공 ▲정당한 이유 없는 계정 정지 제한 등의 조치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알고리즘과 같은 자동화된 시스템에 대해서도 규율을 마련했다. 협약은 플랫폼 노동자가 고용·종사하기 이전에, 노동자 또는 노동자 대표에게 자동화 시스템 활용에 대한 정보를 알려야한다고 명시했다. 노무 제공을 모니터링 하거나, 노동자의 노동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 등을 포함한다.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결정이 내려진 경우에도 노동자가 요청하면 지연 없이 설명을 제공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인간에 의한 적절한 관여가 필요하다.
‘모든 플랫폼 노동자에 보편적 기본권을’…ILO 플랫폼노동협약과 한국의 과제
‘ILO 플랫폼 노동 협약 채택 의미와 과제 토론회’ 전경

지성근 노무사는 이러한 플랫폼노동협약의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국내에서의 법제화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한국은 근로기준법에 모든 근로 조건을 한데 담고 있어, 해당 법령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으면 거의 모든 보호에서 배제되는 구조로 이어져 왔다”라며 “플랫폼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경계선에 위치해 있는 자로 이해돼왔다”라고 전했다.

다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정의를 대폭 넓혀 플랫폼 노동자 전체를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형적인 도급 형태의 노동까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무리하게 포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플랫폼 노동자’라는 제3의 범주를 신설하는 방안 역시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기존 근로기준법에서 이미 보호받고 있던 일부 플랫폼 노동자들이 잘못 분류되어 오히려 수준 낮은 보호를 받게 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지 노무사는 근로자 오분류 해소를 1차적 과제로 짚었다. 기존 근로기준법을 통해 보호받아야 할 플랫폼 노동자들을 먼저 법제 안으로 품고,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을 제정해 사각지대를 메워야 한다는 2단계 접근법이다.

또한 근로자성 판단의 핵심인 ‘종속성’ 개념의 전환을 강조했다. “기술 발전으로 인적 종속성이 낮아진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라며 “인적 종속성과 더불어 경제적 종속성과 디지털 플랫폼 노동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지연 변호사는 이번 협약의 핵심 조항들을 짚은 뒤, 이솝우화 중 ‘여우와 두루미’에 비유해 형식적인 법 적용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의 노동법이 ‘두루미의 호리병’이라고 친다면, 플랫폼 노동자에게 법적 보호의 적용 대상만 넓혀놓고 실질적인 권리 내용이 빠진 법·제도를 만드는 것은 ‘여우의 얕은 접시’와 같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권리가 보장되는 범위를 줄이는 퇴행적 조치인 ‘역진’을 방지하고, 양질의 플랫폼 노동을 보장하는 플랫폼노동협약을 온전하게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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