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하 탄소산업진흥원)의 ‘표준개발 및 보급사업’ 지원을 받은 국내 연구팀이 탄소섬유의 표면 화학적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정하고 공식 출판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국제표준 제정은 개발 책임자인 한남대학교 배인성 교수와 참여기관인 ㈜아인폴이 함께 이룬 성과다.
이들 연구팀은 지난 2021년부터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부터 ‘탄소표면 개질에 대한 XPS 정량 분석 방법 국제표준개발’ 과제를 지원받아 수행했으며, 2025년 12월 말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ISO 21023: Textiles — Determination of surface chemical properties of carbon fibres using X-ray photoelectron spectroscopy’라는 명칭으로 공식 출판됐다.
탄소섬유는 가벼우면서도 기계적 강도가 뛰어나 항공우주, 자동차 등 국가 첨단전략 산업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탄소섬유의 기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는 흔히 사이징 공정이라고 불리는 가공기술로, 탄소섬유의 매끄러운 표면을 미세하게 산화시켜 에폭시 등 수지와의 결합력을 높이는 표면처리가 중요하다. 이때 표면의 산소와 탄소 비율(O/C ratio) 등 화학적 특성은 수지와의 결합력을 결정지어 복합재의 전체 성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그간 탄소섬유 표면 특성에 대한 국제적인 표준 기준이 부재해 복합재 제조 과정에서 품질 편차와 성능 불균일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이로 인해 기업 간 기술 기준이 불일치하고 산업 현장의 신뢰성이 저하되는 등 기술 상용화에 있어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해 왔다.
따라서 이번 국제표준 제정은 X선 광전자 분광법(XPS)을 이용해 탄소섬유 표면의 특성을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국제적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표준 개발 과정에서는 한국(KIST, FITI, NNC, KCL, KBSI), 미국(LBNL), 중국(Soochow Univ.) 등 3개국 7개 유수 기관이 참여한 국제 공동 실험(Interlaboratory Trial)을 통해 데이터의 신뢰성을 검증받았다.
이로써 소재 기업과 완성품 제조 기업 간의 기술 연계성이 강화되고, 복합재 품질 신뢰성이 향상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뿐만 아니라, 국내 탄소섬유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응용 시장을 확대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탄소산업진흥원 신뢰성인증팀 최웅기 팀장은 “이번 ISO 국제표준 제정 지원은 국내 탄소산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통된 기술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정량적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표준 개발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