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흔히들 한국은 IT 강국이라고 한다. 실제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기술력을 뽐낸다. 하지만 나노기술의 뒷받침 없이 이런 첨단산업의 발달은 불가능하다.
나노기술은 제조업을 비롯해 타 산업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국가 산업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열쇠로 불린다. 이에 정부에서도 2001년부터 나노기술에 대한 기초연구지원을 시행해왔다.
한편 2013년 나노기술을 적용한 제품 시장이 1조 달러를 넘어서고, 연 4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자 정부는 ‘나노기술의 산업화’에 주력키로 했다.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이하 나노연구조합)의 김경환 과장은 “미국도 포괄적인 R&D 프로그램인 NNI와 별도로 주요산업이 될 분야를 선택, 상용화하는 계획(NSI)을 추진 중”이라며 “국내도 작년에 14nm 반도체 공정이 상용화되는 등 나노기술이 실험실을 벗어나 제조업 혁신의 원동력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의 수급구조가 형성되지 않아 나노기술의 산업화가 더뎌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과장은 수요기업 입장에서는 기존제품을 나노융합제품으로 대체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노기업들은 자사제품의 단가를 10~20% 정도 낮춰 제공하겠다고 나서지만, 영세한 기업이 대부분인 이들 기업을 믿고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부연 설명한 뒤 “그럼에도 일단 수요기업을 발굴하면, 이들의 시장에 대한 안목과 나노기술이 만나 예상치 못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은 나노기술 산업화의 기반이 되는 나노 기술력에 있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나노 기술력을 세계 랭킹 4위로 추정하지만, 일본 최대 종합상사인 미쓰이물산의 보고서는, 일본보다 한국이 더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김 과장은 “나노기술은 고도화되고 있는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며 “한국이 세계적인 수준의 나노 기술력을 상품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침체된 산업전반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업무보고 ‘역동적인 혁신경제’에 따르면, 2020년 나노기술은 3조 달러의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