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에너지원 발굴’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히트펌프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연료를 연소시키지 않는 대신 주변의 열을 옮겨서 쓰는 히트펌프는 에너지 효율 확보와 탈탄소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으나 이를 둘러싼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공기열 히트펌프, 과연 재생에너지인가?’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홍희기 교수는 이러한 우려가 일정 부분 현실에 근거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정책적‧기술적 대안을 제시했다.
홍 교수는 ‘공기열 히트펌프 현황과 기술적 분석 및 대안’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국내 히트펌프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28억8천900만 달러 규모였으며, 연평균 8.5%의 성장을 이어가 2026년에는 34억2천6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공기열 히트펌프와 관련된 법안 발의가 이어지는 데다, 정부도 관련 정책을 일관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한 홍 교수는 “기계설비의 설계와 시공, 제조 등 기존 산업계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기열 히트펌프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보조금 지원을 규정하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이나 LG, 캐리어 등 시장점유율의 90%를 차지하는 대기업 중심의 독과점이 발생할 것”이라며 “기존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 붕괴와 대기업의 중소기업 시장 뺏기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탄소중립 정책 역행과 전력망 붕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홍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외기온도가 0℃ 미만일 때 보일러 대비 에너지 성능이 하락하고 탄소배출량이 증가한다. 아울러, 공기열 히트펌프는 전력수요를 더욱 증가시키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강원도 등 일부 지역 외에는 오히려 블랙아웃을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 교수는 “화석연료 기반 전력망에서 히트펌프 도입에 따른 실질적 탄소 저감 기여도에 대한 엄격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태양열, 지열, 연료전지, PVT 등 타 열권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설비 인정 및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홍 교수는 “태양광 모듈과 태양열 집열기 결합 형태의 태양광열(PVT) 복합 모듈은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태양에너지 설비”라고 추천한 뒤 “하절기에 버려지는 열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