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과거 지상망을 보조하는 특수망에 그쳤던 비지상 네트워크(NTN)가 6G 시대에는 재난과 전쟁 등 비상 상황에서도 통신을 유지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주요국이 저궤도(LEO) 위성을 중심으로 국제 표준 경쟁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 역시 표준화 경쟁력 확보가 요구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김희욱 책임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29일 ‘6G 초연결의 미래 NTN 세미나’를 주제로 개최한 웨비나에서 ‘NTN의 역할과 국제표준화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책임은 이동통신 기술이 4G 스마트폰 중심의 개인 대상(B2C) 서비스에서 5G 시대 제조·의료·모빌리티 등 타 산업과의 결합(B2B)을 거쳐 진화해 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6G 시대의 핵심은 데이터 속도 향상을 넘어, 장소와 환경에 관계없이 지속 가능한 통신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으로, NTN의 역할이 강조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IMT-2030 비전’을 풀이하며 NTN이 6가지 항목 중 ‘보편적(ubiquitous)) 연결성’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이라고 짚었다.
보편적 연결성은 3차원 공간과 재난 지역을 포함해 언제 어디서나 통신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6G는 통신 사업자의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수준을 넘어 사회적 연결성과 국가 인프라의 복원력까지 적용 범위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6G의 성능지표에도 이러한 기조가 반영됐다. 기존의 데이터 전송률·지연시간·주파수 효율 등과 더불어 보안·복원력, 위치·측위, 상호운용성, AI 관련 능력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김희욱 책임은 “이동통신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세계에는 저밀도 인구지역, 해상·항공·산악 지역과 같이 지상망만으론 대응하기 어려운 음영지역이 존재해 연속적인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라며 “특히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지상망이 파괴되면 평상시 기지국 밀도나 전송 용량은 의미를 잃는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지상망의 한계를 보완하고 선박과 항공기처럼 3차원 공간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위성통신의 역할”이라며 “NTN은 6G 커버리지의 영역을 넓히고 국가 통신망의 마지막 안전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책임은 위성통신 산업이 정부나 대기업 독점 체제에서 민간 주도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으며,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국이 저궤도 위성을 중심으로 표준을 선점하려는 기술 패권 경쟁이 이뤄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국제 표준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6G 위성통신 국제 표준화는 ITU와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두 기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ITU와 3GPP 표준화 계획에 대해 소개한 그는 “6G 표준화의 최종 지향점은 하나의 단말이 지상 기지국(지상망)과 위성을 별도 시스템으로 인식하지 않고, 서비스 상황 및 품질에 따라 가장 적절한 접속망을 선택하거나 동시에 활용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김희욱 책임 연구원은 “6G 시대 경쟁은 위성 보유 수가 아니라, 지상과 우주를 연결하는 통신 질서를 누가 먼저 설계하고 국제 표준을 확립해서 선점하느냐의 경쟁”이라며 표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