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수원 매탄동을 인공지능(AI)·반도체 혁신거점으로 키우는 도시재생 혁신지구 후보지로 올려세우는 동시에, 용인 기흥·화성 동탄·구리 지역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반도체와 첨단산업 호재로 수도권 남부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산업·업무 거점은 확충하고 주거시장 과열은 제어하려는 ‘공급 확대+시장 관리’ 투트랙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도는 국토교통부가 시행한 2026년 상반기 도시재생 혁신지구 공모에서 수원시 매탄동 영통구청 복합개발 사업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혁신지구 후보지로 선정됐다고 30일 밝혔다. 대상지는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1268번지 일원으로, 총사업비는 국비 250억 원을 포함해 3,975억 원이다. 부지면적 2만㎡, 연면적 6만 9,500㎡ 규모로 지하 2층·지상 18층 복합시설을 짓는 계획이며, 인공지능·반도체 등 첨단산업 기능과 생활문화 기능을 결합한 도시재생 거점으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도시재생 혁신지구는 인구·산업·주거 등이 쇠퇴한 원도심을 공공이 주도해 산업·상업·복지·행정 기능을 집적하는 지구 단위 개발사업이다. 경기도에는 현재 고양 성사동, 안양 안양3동, 수원 영화동 등 3곳이 지정돼 있으며, 매탄동은 네 번째 지정을 노리는 후보지다. 후보로 지정되면 사업계획 수립과 종합자문을 지원받으며, 2년 안에 지구계획을 만들지 못하면 후보지 지위가 자동으로 사라진다.
매탄동 대상지는 영통구청 등 공공청사가 들어선 부지다. 공공부지를 활용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 실행 가능성이 높고, 삼성디지털시티와 매탄·원천 공업지역, 광교테크노밸리와 가깝다는 점에서 첨단산업과 연계한 혁신거점으로 발전하기에 유리한 입지로 평가됐다. 경기도는 지난 2월 수원시를 상대로 사전 컨설팅을 실시해 사업계획을 다듬었으며, 앞으로도 국토교통부 협의, 관계기관 조정,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혁신지구 본 지정까지 후속 절차를 지원할 방침이다.
같은 날 경기도는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동탄구, 구리시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공고했다. 지정 면적은 기흥 81.64㎢, 동탄 55.52㎢, 구리 33.34㎢ 등 총 170.5㎢이며, 지정 기간은 2026년 7월 5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1년 6개월이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해당 지역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은 조치와 연계해 이뤄졌다.
경기도는 이들 지역에서 최근 주택가격 상승과 거래량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 접근성, 교통 인프라 확충 기대, 반도체 산업 성장에 따른 수요 유입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시장 과열 우려가 커졌다는 판단이다. 용인 기흥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기대감이, 동탄은 신도시·교통 호재가, 구리는 서울 인접 생활권과 대체 주거 수요가 각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역으로 분석된다.
허가 대상은 ‘건축법 시행령’이 규정한 아파트로 한정했다. 아파트는 공동주택 가운데 주택으로 쓰는 층수가 5개 층 이상인 주택을 말한다. 이로 이해 해당 지역에서 기준면적(주거지역 6㎡ 등)을 넘는 아파트를 거래하려면 관할 시장·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경기도는 투기 우려가 전체 토지보다 주거용 부동산에 집중돼 있는 점을 고려해, 허가 대상을 아파트로 좁혀 실수요자는 보호하면서 일반 토지 거래 불편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허가 대상 부동산을 허가 없이 거래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허가를 받은 뒤에는 일정 기간 허가받은 용도대로 이용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취득가액의 10%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이 매년 부과된다.
산업부동산 관점에서 보면, 수원 매탄동 혁신지구 후보지 지정과 기흥·동탄·구리 토지거래허가구역 설정은 반도체와 첨단산업 호재가 경기도 도시공간을 재편하는 두 방향을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노후 공공청사를 허물고 AI·반도체 중심 복합거점을 조성해 산업·업무 수요를 받아낼 새 공간을 공급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교통망 개선을 타고 유입되는 주거 투기 수요를 허가제로 관리해 시장 안정 장치를 강화하는 구조다. 산업입지 경쟁력과 주거시장 안정을 동시에 겨냥한 정책 조합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천병문 경기도 도시재생과장은 “이번 후보지 선정은 영통구청 복합개발을 통해 노후 공공청사를 지역의 새로운 혁신거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수원시와 긴밀히 협력해 혁신지구로 최종 지정될 수 있도록 후속 절차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관련해 “반도체와 교통 호재가 이어지는 만큼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 투기성 거래는 차단하는 방향으로 국토교통부와 공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도내 원도심 쇠퇴 지역을 되살리기 위해 시·군,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정부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참여해 올해까지 전국 최다인 75곳이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경기도형 도시재생사업 34곳을 포함해 현재 총 109곳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며, 산업·주거·생활 인프라를 함께 정비하는 중장기 전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