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개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시행을 앞두고 인터넷 언론사들이 재무적 생존을 건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에 나섰다. 중대한 허위·조작 보도 한 건으로 최대 1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 ‘3중 제재’ 구조가 도입되면서, 사후 대응에 의존해 온 기존 관행으로는 언론사 경영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회장 김기정·그린포스트코리아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법무법인 세종 심석태 고문을 초청해 회원사 대표 대상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은 오는 7월 7일 시행을 앞둔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둘러싸고 ‘징벌적 손해배상제 시대 언론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심 고문은 개정 법령의 핵심을 징벌적 손해배상, 손해액에 대한 재량 인정, 행정 과징금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라고 짚었다.
최대 10억 과징금 병과 구조로 바뀐다
심 고문은 이론상 최악의 경우 약 2억5천만 원 수준의 손해배상액에 더해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이 함께 부과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개정법에서 새로 도입되는 행정 과징금 제도에 따르면,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3억~5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위반이 3회 이상 반복되거나 피해자에 대한 금품 요구가 확인될 경우 최대 50%까지 가중된다. 이 경우 과징금만 최대 10억 원에 이를 수 있다.
확정 판결을 통해 허위·조작 정보로 판단된 기사를 다시 유통하는 행위 역시 과징금 부과의 직접적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심 고문은 불법성이나 허위성을 인지한 상태라면 공익적 목적이 있더라도 사실상 면책이 어려운 구조라며, 사후 수습이 아니라 보도 전 단계에서의 철저한 예방이 현실적인 방어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징벌적 손해배상과 과징금이 동시에 작동하는 환경에서 언론사 한 곳이 감당해야 할 재정적 부담이 기존보다 크게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보도 프로세스를 ‘리스크 관리 체계’로
심 고문은 앞으로 언론사가 취해야 할 구체적 대응 방향으로 보도 프로세스의 전면적 재설계를 주문했다. 단순한 기사 승인 절차를 넘어, 법적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하는 체계를 일상 업무에 내재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정보의 적법성과 사실성 검토, 보도의 공익성 평가, 피해 최소화 방안 검토, 의사결정 과정 기록 보존으로 이어지는 4단계 사전 검토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이러한 체크리스트를 기반으로 상시적인 리스크 관리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취재와 보도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향후 분쟁에서 핵심적인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내부 기록은 무죄를 입증하는 유력한 근거가 되는 동시에, 경우에 따라 고의성을 입증하는 역증거로 활용될 수 있어 기록의 보관·관리 과정에 대한 전문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송에서는 보도 내용뿐 아니라 취재·검증 절차의 충실함이 법원의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는 만큼, 체계적인 검증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심석태 고문은 SBS 보도본부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으로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언론법 전문가다. 현재 법무부 형사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명예훼손분쟁조정부 조정위원,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 특임교수로 활동하며 언론 현장과 법조계를 잇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앞둔 언론계가 이번 강연을 계기로 보도 프로세스 개편 논의를 어떻게 구체화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