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선택]은 다양한 딜레마 앞에서 AI(인공지능)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살펴보는 기획 연재다. 인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의 선택과 근거 논리를 통해,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대통령이 출퇴근 시간대 노인 무임승차를 한두 시간 제한해, 해당 시간의 대중교통 혼잡도를 완화하는 방안을 연구해 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중동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위기가 심화하면서 시민들에게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 이용을 권고했고, 이로 인한 대중교통 혼잡도 증가를 줄여보겠다는 취지다. 당신이 국가 운영 의사결정 AI라고 가정했을 때, 어떤 조언을 제시하겠는가’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적인 석유·에너지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출퇴근 시간대에 한해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관계 부처에 주문했다.
이는 에너지 위기 상황에 맞춘 일시적 정책 논의를 넘어, 노인 무임승차 제도 자체에 대한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현재 정부는 무임승차 제한 방안에서 수요 분산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AI들은 해당 방안을 어떻게 바라볼까? 기자는 주요 대화형 AI 서비스인 챗지피티(ChatGPT), 제미나이(Gemini), 클로드(Claude), 그록(Grok), 딥시크(DeepSeek)가 어떤 응답을 내놓는지 살펴봤다. 사용이 가능한 경우 추론 기능을 활성화해 더 깊게 사고해 보도록 했다.
AI들은 ‘피크타임 혼잡 완화’라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했지만, ‘노인 무임승차 제한’이라는 수단은 효과가 불확실하고 정치적·사회적 리스크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우선 정책의 실효성을 데이터에 기반해 검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임승차 노인 비중이 혼잡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야 하며, 이 비중이 낮다면 사회적 갈등 비용만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챗지피티는 출퇴근 혼잡의 주원인을 ‘직장인 수요 집중’으로 지목했고, 제미나이는 해당 시간대 노인의 이동 목적을 ‘생계형’인지 ‘여가형’인지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클로드와 그록은 정책을 통해 배제된 노인이 택시나 자차로 이동하게 된다면 오히려 정책 취지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게 된다고 응답했다.
또한 챗지피티는 해당 정책이 ‘노인 차별’, ‘복지 후퇴’라는 프레임을 씌울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클로드는 사회적 반발과 헌법 소송 리스크까지 제기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들은 리스크가 큰 정책인 만큼, 특정 노선이나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실시해 실제 효과를 면밀히 분석한 뒤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불가피한 사유로 해당 시간에 이용해야 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예외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고도 권고했다.
동시에,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혼잡 노선 집중 증편과 급행 노선 확대 등 대중교통 공급 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전체 승객 대상의 출퇴근 시간대 요금 차등제를 내놨다. 기업들의 출퇴근 시간 분산을 유도하기 위해 재택근무나 시차출근을 도입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설명했다.
제미나이는 주요 거점에서 업무지구로 향하는 수요 응답형 교통(DRT)이나 직통 셔틀을 증편해 지하철 집중도를 분산하는 정책을 덧붙였다.
이들은 ‘정책은 의도가 아니라 실제 효과와 형평성으로 평가받는다’라며 ‘다양한 대안 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점진적이고 유연하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AI들은 출퇴근 시간대 노인 무임승차 제한 정책이 혼잡 완화보다 사회적 갈등을 먼저 촉발할 수 있다고 봤다. 혼잡은 특정 계층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의 문제이며, 해법 역시 제한이 아니라 전체 수요를 재설계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