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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기술탈취 사건, 대기업·중소기업간 상생은 공염불?
김진성 기자|weekendk@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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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기술탈취 사건, 대기업·중소기업간 상생은 공염불?

재단법인 경청, 엔이씨파워·씨지아이·티오더·씨디에스글로벌 관계자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 개최

기사입력 2026-04-07 13: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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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기술탈취 사건, 대기업·중소기업간 상생은 공염불?


[산업일보]
중소벤처기업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침해 건수는 299건, 피해 기업당 평균 손실액은 18억 2천만 원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한 해 동안 기술 유출 범죄 총 179건·380여 명을 검거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5.5%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기술탈취 피해를 막기 위해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하고 과징금 부과액을 최대 50억 원까지 높이겠다고 밝혔으나, 당장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대형 법무법인을 통해 기술탈취와 관련된 소송을 장기화하면서 결국 피해를 호소하는 중소기업이 고사위기에 이르는 현상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재단법인 경청은 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기술탈취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엔이씨파워‧씨지아이‧티오더‧씨디에스글로벌 등 4개 기업의 대표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기술검증‧M&A 등 거부할 수 없는 조건으로 접근하지만 결국은 기술탈취만 남았다

소각로 설비 생애주기관리 프로그램을 2008년 개발한 엔이씨파워(NEC)는 SK에코플랜트가 해당 기술에 대해 2021년 사업 확대 조건부로 기술검증을 요구해 발표자료 원본은 물론 도면 일부까지 제출했다. 그러나, SK에코플랜트는 이후 NEC의 국세 체납처분유예 등 경영상태를 이유로 정식 계약은 거절했다.

NEC의 심재용 대표이사는 “해당 기술은 감정가가 102억 원에 달하는 기술”이라며 “당시 코스닥 상장사로부터 30억 원 가량의 투자유치가 진행된 상황이었으나 SK에코플랜트 측은 이를 반영해 주지 않았고, 오히려 1년 후에 관련 특허를 4개나 출원하고 13개 사업장에서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씨지아이(CGI)는 2017년 삼성전자와 레이저 접합방식을 활용한 모바일용 초박판 베이퍼챔버 공동개발에 착수했으며, 2021년에는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핵심전략기술 인증을, 2024년에는 첨단기술 확인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후 2021년에는 한화솔루션 측이 해당 기업에 대한 M&A를 타진한 뒤 생산시설에 대한 실사 등을 진행한 뒤 같은해 8월 인수결렬을 통보했다.

CGI 조영수 대표이사는 “제조업은 대부분 공정기술을 갖고 있는데, 이는 특허를 내기도 어렵고, 기술개발에 최대 3년까지 걸린다”며 “한화솔루션은 M&A 결렬 통보 이후 6개월 만에 공장을 만들어서 삼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이블 태블릿 오더 플랫폼 기업인 티오더는 KT가 사업협력 논의 및 인수 실사 과정에서 핵심 아이디어와 영업비밀을 제공받은 후 동일한 서비스인 하이오더를 출시하고 자본력과 인터넷망 판매를 앞세워 시장지배력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티오더 권성택 대표이사는 “KT 고위 관계자와의 사업협력 논의 자리에서 재무현황과 영업전략, 하드웨어 로드맵, 파트너사 협력 구조 등이 노출됐다”며 “특히 최근까지도 ‘티오더를 인수하려다가 곧 망할 것 같아서 인수를 하지 않았다’는 흑색선전을 KT대리점 관계자들이 이어왔으며 이를 담은 영상 및 녹취도 확보된 상태”라고 호소했다.

열처리 설비제조 기업인 씨디에스글로벌은 죽염 제조사인 인산가에 지속적으로 죽염 용융로를 납품했으나, 관련 기술이 특허 출원 없이 영업비밀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한 인산가가 죽염용융로에 대한 특허를 먼저 출원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씨디에스글로벌 대표 가족 자격으로 참가한 법무법인 율촌의 김찬미 변리사는 “2심과 특허법원 모두 씨디에스글로벌의 손을 들어줬지만 인산가는 대형로펌을 선임하면서 현재까지 3년간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고 말했다.

알고리즘 등 무형 재산에 대한 보호 안되고 피해도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는 현행제도 보완 시급

끊이지 않는 기술탈취 사건, 대기업·중소기업간 상생은 공염불?
(왼쪽부터) 엔이씨파워 심재용 대표이사 , 씨지아이 조영수 대표이사, 티오더 권성택 대표이사, 법무법인 율촌 김찬미 변리사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피해 기업들은 한 목소리로 현행 보상체계와 법 제도가 중소기업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NEC 심재용 대표이사는 “현행법은 눈에 보이는 특허나 완성된 코드 중심으로 권리 보호를 설계하고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데이터 정제 로직이나 학습 구조, 운전, 패턴 해석과 같은 무형의 축적 재산 지식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지금의 제도는 AI 알고리즘, 데이터 처리 구조, 학습 프로세스와 같은 무형의 핵심 기술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제도의 허점을 짚었다.

CGI 조영수 대표이사는 “최근에 미국의 법무법인을 통해 해당 사건이 ‘전형적인 기술탈취’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제소송을 하라는 권유를 받았다”며 “미국은 기술을 탈취한 기업이 기술을 탈취하지 않았다는 증빙을 해야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피해기업이 이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대한민국에서 기술탈취 사건이 얼마나 확인되기 어려운 사건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티오더의 권성택 대표이사는 “스타트업이 대기업의 거대 자본과 법무 조직을 상대로 스스로를 방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며 “대기업이 통신망 등 필수 인프라를 활용해 경쟁 중소기업을 의도적으로 열위에 두는 행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찬미 변리사는 “무권리자 출원에 대한 손해배상 및 부당이득 산정 기준의 강력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뒤 “아울러 기술탈취 소송과 관련된 패스트트랙 제도의 도입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안녕하세요~산업1부 김진성 기자입니다. 스마트공장을 포함한 우리나라 제조업 혁신 3.0을 관심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그 외 각종 기계분야와 전시회 산업 등에도 한 번씩 곁눈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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