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대학 사회의 공론장 역할을 해온 대학언론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 30년간 전국 대학신문과 방송국의 운영률이 20%포인트 가까이 급감하며 구조적 쇠퇴가 수치로 확인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원한 ‘대학언론 현황과 발전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국 4년제 대학의 대학신문 운영률은 71.4%로 집계됐다. 이는 1995년 90.7%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9.3%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대학 방송국 운영률 역시 88.9%에서 67.7%로 21.2%포인트 떨어졌다. 10곳 중 2~3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연구진은 전국 192개 4년제 대학을 전수 조사하고, 대학생 400명과 학생 기자 106명 등을 대상으로 심층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1995년 이후 3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실태 조사다.
학생들에게 잊혀진 매체… “방송국 있는지도 몰라”
매체 운영의 감소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수용자인 대학생들의 무관심이다. 조사 결과 대학생의 55%는 입학 이후 대학신문을 거의 읽지 않았다고 답했다. 심지어 37.5%는 교내에 방송국이 존재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과거 캠퍼스 여론을 주도하던 위상은 온데간데없고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학생들은 대학언론을 외면하는 주된 이유(5점 만점)로 홍보 부족(3.98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흥미를 끄는 콘텐츠 부족(3.93점), 온라인 등 대체 매체 이용(3.91점) 순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환경은 급변했는데 대학언론의 콘텐츠와 유통 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방증이다.
민주주의 견인차에서 위기의 당사자로
보고서는 대학언론의 위기를 단순한 수요 감소가 아닌 대학 공동체의 해체로 해석했다. 1970~80년대 군부독재 시절 기성 언론을 대신해 대항 언론의 기능을 수행하며 민주주의를 견인했던 공론장 기능이 와해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대학언론의 생존을 위해 생산, 유통, 소비, 대학, 사회 등 5대 축을 중심으로 한 종합적인 처방을 내놨다. 콘텐츠 질적 향상과 디지털 유통 구조로의 전환은 물론, 대학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학생기자 활동의 학점 인정, 오픈하우스 및 SNS 홍보 강화, 지역사회와 연계한 심층 기획 보도 등이 제시됐다.
대학언론이 다시금 대학 사회의 감시자이자 기록자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치열한 혁신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사회적 관심과 지원 인프라 구축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