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AI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AI반도체는 산업현장만의 이슈를 넘어 국가의 산업 경쟁력과 경제 안보, 미래 주권의 핵심 전략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와 HBM분야에서는 확고한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AI반도체 경쟁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3일 국회에서 국회AI포럼 주최로 열린 ‘국회 인공지능 포럼’의 강연자로 나선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전무와 가천대학교 김용석 석좌교수는 AI반도체 분야의 최신 흐름을 공유하는 한편 한국 AI반도체산업의 미래 지향점을 제시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안기현 전무는 ‘K-AI 반도체 글로벌 시장으로 가야 한다’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AI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갖고 있는 강점과 약점에 대해 냉철히 분석한 뒤 해외 시장 진출 방안을 소개했다.
“AI반도체 전체 시장은 2024년 890억 달러에서 2035년에는 7천7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 안 전무는 “AI반도체의 개발은 미국의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중국의 화웨이 등이 뒤를 는 양상이며, 한국은 설계 역량은 갖고 있지만 상용화 경험이나 생태계 인프라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AI반도체의 생태계에 대해 그는 “기존의 범용 칩 중심의 설계‧제조 구조를 넘어 모델과 플랫폼, 서비스를 아우르는 수직 통합형 구조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한 뒤 “표준 제품 중심에서 ‘AI서비스‧파운데이션 모델’기반의 ‘최적화’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국가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렇듯 시장 구조의 급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장의 현황에 대해 안 전무는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경쟁에 뒤처지고 있다”고 냉철한 분석을 제시하면서 “국산 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서비스 및 모델 간 통합시스템 역량 확보 등이 시급한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산 AI반도체의 수출에 대해서도 안 전무는 방안을 소개했다. “한국은 AI 생태계 안에 다양한 기술과 사업이 혼재하면서 각개 약진 중인데, 이를 정부가 이끌고 관련 산업의 연합을 통해 국가 단위의 수직 빅테크 생태계 구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 그는 “국내 풀스택 생태계 구축 및 경쟁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K-온디바이스 AI반도체를 준비하라’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용석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과 위협에 대해 상당 시간을 할애해 참석자들에게 설명했다.
“미국은 자국에서 반도체를 직접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새로운 질서를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은 2001년에 WTO에 가입한 이래 2025년까지 핵심부품의 70%를 국산화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고 말한 김 교수는 “강력한 정부 지원과 우수 인재풀, 장시간‧고강도 근무, 거대 내수시장 등을 기반으로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성공적으로 현실화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교수는 한국이 온디바이스 AI 분야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온디바이스AI는 클라우드와 서버의 연결 없이 디바이스 자체에서 추론‧구현하는 기술로 삼성전자 갤럭시S24의 실시간 전화 통역에 최초로 온디바이스 AI반도체 기술이 적용됐다”고 말한 그는 “젠슨 황이 CES 2025에서 처음 제안한 피지컬AI도 실제 구현을 위해서는 온디바이스 AI 칩이 필수”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K-온디바이스 AI반도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산 칩을 사용할 경우 정부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더 나아가 주요 수요 기업들은 외부 솔루션과 국산칩 개발의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제조업이 강한 한국은 피지컬AI의 학습과 실증에 좋은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며 “온디바이스 AI에 집중하기 위해서 초당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