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 차량용 반도체, 자체 생산역량 확보 필요

[산업일보]
차량용 반도체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 주도권 경쟁을 위한 주요 요소로 손꼽히면서, 반도체 및 자동차 산업의 인프라가 구축된 우리나라 또한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IIT)이 최근 발표한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현황 및 강화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차량용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완성차·부품 기업들의 자동차 판매수요 예측 실패와 IT기기·서버 등 타 산업 반도체 수요 급증이 맞물리고, 일본의 지진과 미국 텍사스의 등의 자연재해로 세계 반도체 공장 일부가 가동을 멈추는 등 복합적인 이유가 얽히면서 일어난 상황이다.



보고서는 이번 차량용 반도체의 품귀사태는 단기에 해소될 일시적 현상이 아니며, 향후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주도권 경쟁이 달렸다고 분석했다. 자동차가 점차 ‘바퀴 달린 IT 기기’로 변모함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가 자동차 산업의 핵심부품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미국·EU 등은 동아시아 국가에 집중(73%)된 반도체 공급망을 내재화하기 위해 첨단 미세 공정을 중심으로 국내·외 기업 투자유치 등 모빌리티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나라 또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해 단기 및 장기적 대응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현재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규모는 9억4천만 달러로, 우리가 보유한 자동차 생산역량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작은 수준이다. 또한, 국내의 반도체 제조공정은 12인치 웨이퍼의 가전·IT 기기용 첨단 공정 위주(82.9%)여서, 8인치 웨이퍼 및 30nm 이상의 구형 공정을 주로 활용하는 차량용 반도체를 단기간 내 증산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한국은 세계 7위 규모의 자동차 산업을 가진 반도체 수요처이자, 세계 시장의 18.4%를 차지하는 반도체 공급처인 만큼,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성장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국내에서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투자와 기술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자율주행용 AI 반도체나 인포테인먼트용 반도체 수출 확대 등의 성과도 나타났다.

이에 팹리스 부문의 규모와 설계역량을 강화하고, 세계 2위 규모의 파운드리 역량을 고부가가치 차량용 반도체 품목 생산에 발휘한다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준명 IIT 수석연구원은 ‘모빌리티 산업의 기술 트렌드를 반영해 성장이 유망하고 우리가 강점을 지닌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의 기초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라며 ‘우선적으로 ADAS·인포테인먼트 등 고성능, 고부가가치 반도체를 중심으로, 현재 보유 중인 생산공정의 효율적 활용과 파운드리 증설 검토 등 자체 생산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