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EV 배터리 구독·리스 시대②] ‘배터리 금융’, 전기차 보급·자원 순환 연결고리 될까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기사에서 금융·산업계는 전기차와 배터리의 소유권 분리가 초기 구매 비용을 낮추고 재사용·재활용 시장 확대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전기차 사용자 측은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비용 절감과 신뢰할 수 있는 배터리 상태 평가 체계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정부는 제도화 이전 규제 샌드박스 실증 사업 지원과 함께 보조금·세제 개편 등 관리 체계를 조속히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김성태 회장은 “배터리 소유권 분리 등록 도입으로 초기 비용 부담이 덜어지는 것은 환영한다”라며 “하지만 리스와 같이 새롭게 등장할 배터리 금융 상품이 기존의 할부 비용과 큰 차이가 없다면 실효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전기차는 배터리 때문에 자동차 보험료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라며 “이 배터리는 SOH(State of Health, 건강상태)를 측정해 잔존가치를 평가하고 있는데, 측정값이 기관·기업·검사 솔루션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짚었다.
김 회장은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SOH 평가 체계가 표준화될 수 있도록 법적·정책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세미나에는 국토교통부·산업통상부·기후에너지환경부 실무자들도 참석해 관련 제도에 대한 각 부처의 입장을 밝혔다.
박용선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장은 배터리 소유권 분리 등록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국토부가 3~4년 전 제도 도입을 추진했지만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중단됐으며, 지난 7월 손명수 의원이 발의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제도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에서는 자동차관리법 개정 전이라도 소유권 분리에 기반한 구독 서비스를 시도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라며 “관건은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투명한 구독 서비스 운영체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 안재훈 자동차과장은 “자동차 산업은 미래차로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그 중심은 자율주행과 전동화”라며 “4월 한국 전기차 보급이 100만 대를 돌파했다고 하지만, 국내 전체 등록 대수 2천200만 대에 비하면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안 과장은 “2020년에도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배터리 리스제 아이디어를 발표했으나, 6년이 지난 지금도 상용화가 되지 못했다”라며 소유권 분리 법안 발의를 시작으로 전기차 보조금 개편, 사용후 배터리 관리 체계 마련 등 연계 과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박판규 탈탄소녹색수송혁신과장은 올해 상반기 신차 등록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20%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어 2030년 무공해차 보급률 50%를 목표로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기차 보급 초기 단계를 지나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배터리 리스제를 두고 국토부·산업부 관계자와 유사하게 “사용자가 배터리 이상 발생 시 즉시 교환 가능한 A/S 서비스 체계와 합리적인 구독료 산정이 핵심 과제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판규 과장은 “전기차가 대세가 되는 시기에 맞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하고, 소비자의 전기차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