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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절이 순환경제 장벽”…산업계, 단일 공급망 시스템 구축 ‘한목소리’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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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절이 순환경제 장벽”…산업계, 단일 공급망 시스템 구축 ‘한목소리’

HD한국조선해양·현대차·SK 등 현장 기업들, ‘표준화·생태계’ 촉구

기사입력 2026-09-22 19: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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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제품과 공급망 요구에 온전히 답을 하려면 기업의 데이터 관리 체계와 국가 차원의 데이터 기반이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데이터 분절이 순환경제 장벽”…산업계, 단일 공급망 시스템 구축 ‘한목소리’
(왼쪽부터) HD한국조선해양 김상훈 책임, 현대자동차 이정민 책임매니저, 한국표준협회 권성식 센터장, 코끼리공장 이채진 대표, SK(주) 최용국 매니저, 한국철강협회 김도현 실장, 아드리아나 자카리아스 파라(Adriana Zacarias Farah) UNEP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환경규제 대응의 최전선에 선 국내 주요 산업계 실무진들이 털어놓은 현실이다. 개별 기업 혼자 힘으로는 겹겹이 얽힌 협력사 데이터를 추적하는 데 한계가 뚜렷한 만큼, 파편화된 장벽을 허물 국가 차원의 통합 인프라와 표준화 체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의 일환으로 ‘대한상의·UNEP 세션’ 산업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현장에서는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산업계를 대표하는 6개 기업 및 기관 실무진이 현장의 고충과 해법을 공유했다.

이들은 변화하는 환경 규제에 따라 구체적이고 정량화된 데이터 요구에 직면해 있으나 이를 원활하게 수집하고 관리하는 데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 김상훈 책임은 제품의 탄소 발자국 등 세밀한 데이터 요구가 늘어났음을 짚으며 기업 내부 통제를 넘어선 협력사 정보 수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책임은 "고객사 입장에서도 이를 계약적 기반으로 연결시켜 줘야만 협력사에 당위성을 갖고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제출 요구가 명확한 비즈니스 조건으로 보장돼야 공급망 전반이 움직일 수 있다는 현실적 진단이다.

SK주식회사 최용국 매니저는 무작정 데이터를 요구하기 전 협력사의 역량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며 실무 차원에서의 데이터 관리 시스템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 매니저는 “담당자가 엑셀이나 메일 등으로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데이터 누수가 발생하게 된다”며 한 번의 데이터 취합으로 여러 요구에 재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적 관리 생태계 조성을 촉구했다. 또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 비용 부담과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국가 단위 전력 배출계수 체계의 부재를 한계점으로 꼽았다.

현대자동차 이정민 책임매니저는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전환에 따른 밸류체인 관리의 복잡성을 설명했다. 이 책임매니저는 단순 부품을 넘어 배터리 원자재 채굴 단계의 인권, 분쟁 광물 등 환경과 사회 지표가 결합된 형태의 요구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순한 원가 경쟁력을 넘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부품 데이터를 확보해야 완성차 기업 역시 대외적인 공시가 가능하다”며 차량 폐차 및 수리 과정까지 포괄하는 데이터 추적의 적시성 확보가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수출 산업의 핵심 현안인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구체적인 규제 대응의 취약점도 다뤄졌다. 한국철강협회 김도현 실장은 합금철 등 철강 부원료를 공급하는 해외 신흥국 협력사들의 배출량 측정 체계가 부재해 원료 단계에서부터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협력사에서 데이터를 공급하지 못하면 그 부담은 EU로 수출하는 철강 기업이 다 부담하게 된다”며, 향후 규제 대상이 자동차 부품 등 파생상품으로 확대될 경우 제조업 전반으로 부담이 전이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국내 검증 인프라 부족도 문제도 지적됐다. 한국표준협회 권성식 센터장은 현재 국내의 환경 데이터 검증 체계와 검증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을 우려했다. 권 센터장은 기업들이 사업장 단위의 단순 보고에는 익숙하지만 제품 단위의 데이터 추적에는 취약하다며, 공급망 내 수많은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역량 강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환경제 생태계 조성을 가로막는 근본적인 문제 역시 화두다. 장난감 재사용 모델을 운영하는 코끼리공장 이채진 대표는 원소재나 첨가물 정보가 수거 및 재가공 업체로 전달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꼬집었다. 이 대표는 “초기 생산자들의 소재에 대한 정보값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 구조”라며 “데이터의 분절이 순환경제에 장벽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각기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일관되게 정보를 연계할 수 있도록 국가 주도의 확고한 표준 모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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