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정부가 최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서 총 메모리 팹(Fab) 4기와 80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는 이 계획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용수와 전력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 박재근 학회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대한민국 국방·외교·안보 전략자산’토론회의 지정 토론자로 참석해 전력, 용수 인프라 건설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박 학회장은 광주 클러스터의 용수 문제에 대해 “광주․전남권은 한강 수계처럼 대규모 광역상수 체계가 촘촘하게 구축되지 않았고, 계절별 편차도 크다”며 “연중 물량 안정성, 수질 변동성 관리, 재이용률 등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 60만 톤 수준의 용수를 확보하려면 다목적댐과 발전용수, 기존 공업 용수, 하수처리수 재이용, 해수 담수화 또는 광역 도수관로 결합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력 문제에 대해 박 학회장은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시사했다. “광주 클러스터에 6GW 규모의 전력이 필요하다면 이는 24시간 안정적으로 유지돼야만 하는 대규모 전력 수요”라고 말한 박 학회장은 “태양광, 풍력은 반도체 팹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원으로는 원전과 재생에너지, ESS, 양수발전 등을 모두 결합한 국가 전력망 기반의 포트폴리오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정부의 발표대로 5년 내 실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345㎸ 이상의 접속망, 변전소, ESS, 이중화 송전선 등 전력계통영향평가 패스트트랙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그는 내다봤다.
기존의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와의 역할 분담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초기에는 수도권이 Mother Fab, 광주가 Daughter Fab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박 학회장은 “추후 광주도 시간이 지나면, 수율개선과 장비 엔지니어링, 소재 평가, 공장 최적화 기능을 함께 가져야 지속가능한 생산거점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박 학회장은 정부와 국회의 역할에 대해 “정부는 전력, 용수 인프라를 Fab 착공보다 먼저 확정하고 송전망과 변전소도 선제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 뒤 “국회는 이 문제를 정쟁의 대상이나 지역 경쟁의 차원으로 다루지 말고 초당적 반도체 인프라 패키지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