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검색의 패러다임이 단어에서 프롬프트(명령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소비자가 구체적인 맥락을 인공지능(AI)에 묻고 곧바로 추천을 받으면서, 전통적인 마케팅 퍼널(단계별 소비 유입 경로)의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어센트AI는 이에 대응할 해법으로 ‘카테고리 엔트리 포인트’(Category Entry Point, CEP) 발굴을 제시했다. 한초롱 어센트AI 본부장은 2일 ‘2026 일잘러 페스타’ 강연을 통해 소비자를 이해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인간의 기억 공간에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데 머물지 말고, AI가 스스로 브랜드를 찾아 호출하는 의미 공간의 좌표까지 선점하라는 뜻이다.
한 본부장은 AI가 촉발한 검색 환경 변화를 수치로 짚었다. 챗GPT(ChatGPT) 등 생성형 AI 사용자 수가 약 1년 새 9억 명 수준으로 늘어나며 글로벌 검색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구글의 AI 오버뷰 노출이 확대되면서, 소비자가 검색 후 웹페이지를 클릭하지 않고 답변만 확인하는 제로 클릭 현상도 가속화됐다.
한 본부장은 “제로 클릭 검색 비율은 2016년 약 43.9% 수준이었으나, 2025년 이미 60%에 달했다”며 “오버뷰 영역이 노출되면서 소비자들이 하단 링크를 클릭하지 않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존 마케팅 공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전통적인 인지, 흥미, 검토, 행동 단계가 한 단계로 압축된 가운데, AI 검색을 통해 유입된 트래픽의 질적 변화가 두드러진다. 한 본부장은 “월마트, 엣시(Etsy) 등 글로벌 이커머스 사이트의 추천 트래픽에서 챗GPT가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렇게 들어온 고객은 구매 가능성이 42% 더 높고, 이탈률은 32% 더 낮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AI를 통해 검색할 때 이미 구매 결정을 마친 상태로 유입된다는 의미다.
소비자의 정보 탐색 방식이 바뀌면서 브랜드 노출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과거 소비자가 ‘피부 미백에 좋은 스킨케어’처럼 단순 카테고리나 단어로 검색했다면, 현재는 ‘여름휴가 다녀와서 얼굴이 탔는데, 가렵거나 착색이 걱정되니 진정 효과가 있으면서 미백이 되는 제품 추천해 줘’와 같이 구체적 맥락을 담아 질문한다. 회사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실제 소비자들의 질문 길이는 평균 90단어에 이른다.
한 본부장이 해법으로 제시한 CEP는 잠재 고객이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브랜드를 떠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접점을 뜻한다. 그는 “소비자가 AI에 입력할 프롬프트 안에 담긴 세부 의도인 나노 인텐트와 제품 선택의 기준이 되는 핵심 구매 요소(KBF)를 파악해야 한다”며 “온드 미디어(Owned Media)와 PR 등 언드 미디어에 이를 일관되게 반영해야 AI의 의미 공간에서 유의미한 좌표를 확보하고 추천받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어센트AI는 자체 솔루션 ‘리스닝 마인드’를 통해 검색어의 전후 관계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숨은 의도와 다양한 CEP를 발굴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예컨대 ‘간편식 추천’을 검색한 데이터 이면에는 ‘아침 식사 대용’을 찾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당뇨 환자의 혈당 관리용 저당 간편식’을 찾는 등 다양한 맥락이 존재한다. 발굴한 CEP를 ‘AI 호출도’와 ‘CEP 관심도’ 매트릭스를 활용해 진단하고, 우선 공략해야 할 경쟁 구간을 도출하는 프레임워크도 제공한다.
한 본부장은 “AI를 활용할 때 프롬프트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어떤 데이터 기반에서 쓰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며 “AI 시대 일을 잘하는 마케터는 직관이나 감이 아니라 검색 데이터 기반으로 소비자의 진짜 맥락을 이해하고, 인간의 기억 공간과 AI의 의미 공간을 선점하는 사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