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1990년 대 PC의 보급이 급물살을 타면서 ERP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이는 곧 모든 재무업무 관계자들의 필수품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지금 급물살을 타고 도래하는 AI의 시대는 다시 한 번 재무 담당자의 역할을 바꿔놓고 있다.
SAP코리아 안상원 CFO는 1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SAP 커넥트 데이'에서 SAP의 사용자였다가 SAP에 입사한 뒤 재무담당자가 되는 과정에서 느낀 점과 재무관리자의 역할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안 CFO는 “SAP코리아의 AR·AP·고정자산·결산 등 기본 회계 업무는 전량 공유 서비스 센터가 처리하며, CFO 직속 파이낸스 팀은 사업부 지원과 포워드 루킹 분석에만 집중한다”며 “팀원들에게는 비즈니스 이해도와 커뮤니케이션 역량 교육에 별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SAP 전체 직원은 2013~2024년 사이 6만 4천 명에서 10만 명 이상으로 늘었고 매출도 110% 이상 증가했지만, 파이낸스 인력은 같은 기간 전 세계 합산 500명 증가에 그쳤다. 파이낸스 관련 전체 비용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에서 1%로 낮아졌으며, 올해는 0.9%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안 CFO는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특성상 견적 검토는 전담 커머셜 파이낸스 팀이 담당해왔다. 그러나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사업 모델이 전환되면서 견적 건수가 급증해 병목이 발생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내 견적 시스템(QTC)에 가격 정책, 매출 인식 기준, 과거 견적 승인 이력 등을 학습시킨 생성형 AI 어시스턴트 'Ask QTC'를 도입해 영업 담당자가 야간에도 시스템에 직접 질문해 필요한 답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견적 승인 과정에서 CFO가 모든 건을 검토하는 구조 자체가 병목이라는 인식 아래, 머신러닝 기반 딜 승인 시스템을 개발해 현재 대만에서 파일럿 중”이라고 말한 안 CFO는 “동일한 견적 요청을 사람과 머신러닝에 동시에 보내 결과를 비교한 결과, 학습이 충분히 쌓이면 단순·반복적 승인 건은 기계에 위임하고, 복잡한 건만 사람이 검토하는 구조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한 CFO는 "AI와 머신러닝이 데이터 검토·승인 같은 반복 업무를 대체하더라도, 결과에 대한 책임과 비즈니스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고 말한 뒤 “앞으로 재무 리더는 데이터를 보고 승인하는 시간을 줄이고, 사업부·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전략적 판단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