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최근 공동주택에 설치된 전기차 완속 충전기에 스마트 제어 체계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충전요금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제도의 사각지대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 이용자들은 급격한 충전요금의 상승을 체감하고 있음에도 요금 산정 구조나 설비 전환 비용 반영 방식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주택관리사협회 강은택 실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전기차 완속 충전요금 급등, 지속 가능한 해법은 무엇인가?’토론회에서 공공주택에서의 충전시설 운영에 따른 애로와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공동주택 관리자 관점에서 바라본 전기차 충전기 운영현황과 애로사항’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강 실장은 “전기차 충전기는 2021년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 올해 안에 누적 50만 기를 상회할 것”이라고 말한 뒤 “충전 인프라의 양적 성장은 폭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운영체계는 여전히 미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024년 발생한 청라 아파트 화재 사고 이후 지하 주차장 화재 공포가 확산되는 동시에 현장관리 인력이 법적 책임을 지는 사례가 생기면서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한 책임 소지 우려가 심화됐다.
강 실장은 “전기차 충전기 운영방식이 직영과 위탁, 지자체 운영으로 크게 나뉘는데 충전요금 차이가 최대 2배 이상 발생한다”며 “위탁과 지자체 운영에는 충전기 유지보수나 보험료, 전담 인력 인건비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직영과 위탁 운영은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에도 차이가 있다. “직영 운영의 경우 대부분 아파트 단지에서 이뤄지는데, 사고가 발생하면 입주자 대표회의 및 관리사무소 등이 책임을 지게 되며 단지 전체가 재산적 리스크를 겪게 된다”고 말한 강 실장은 “위탁 운영은 전기차 충전사업자가 책임을 지게 되며 전문 배상 보험이나 기업 책임 시스템이 작동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지은지 오래된 아파트에서 전기차 충전기를 가동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19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의 경우 가구당 전력을 1㎾로 산정하고 설계돼 현재 기준에 미흡하고, 전기차 충전 부하가 가중될 경우 단지 전체가 정전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 강 실장은 “변압기 교체는 막대한 장기수선충당금이 소요되고, 전기차를 사용하지 않는 주민의 불만도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전기차 충전과 관련된 갈등의 근본 원인은 관리 현장의 제도나 이해관계, 요금 체계가 반영되지 않은 정책 추진”이라고 지적한 강 실장은 “특정 주체에게 과도한 부담 및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 지원금으로 설치된 충전시설은 정부 통제 및 관리하에 요금과 운영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향후 선 의견 수렴, 후 의무화 원칙을 확립해 지속 가능한 충전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