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공정거래위원회가 인력·조직을 확충해 중대·복합 사건의 신속조사체계를 구축하고 역량 고도화 및 민생 밀착형 감시망을 강화한다.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 허위 제출 행위에는 과징금을 도입하고, 담합 행위에 대해서도 처분시효 연장·반복 담합 사업자 시장 참여 제한 등을 추진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26일 청사 브리핑실에서 1년 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주요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그는 “공정위가 제 역할을 해야만 이재명 정부의 지속 가능한 공정 성장과 모두의 성장이 경제 발전의 정상 경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라며 “이를 위해 1년 간 전 조직이 하나 되어 속도감 있게 공정 성장 개혁 과제를 추진했고, 공정 경제의 규율 및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설명에 따르면, 공정위는 독과점 부문의 중대 불공정 행위 적발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신속히 공유했다.
민생과 밀접한 분야인 밀가루 담합에 6천710억 원, 설탕 담합은 3천960억 원, 인쇄용지 담합에는 3천3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더불어 사익 편취 및 부당 지원행위에 대해서도 과징금 900억 원을 부과해,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2조 원이 넘는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주 위원장은 이러한 엄정한 제재가 사업자들의 자진 시정으로 이어졌으며, 밀가루·설탕·전분당에서 최대 26%의 가격 인하와 빵·라면·아이스크림과 같은 식료품의 가격 하향 조정으로도 확산됐다고 짚었다.
또한 2025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사건처리 건수가 4.9% 늘었지만 처리 기간은 10.8% 줄어, 사건처리 지연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고 전했다.
향후 추진 과제도 살폈다. 우선 조직과 인력을 확충한다. 올해 1분기 167명을 증원한 데 이어 총 237명의 인력과 조직을 추가로 확보한다.
▲구조적 중대사건 및 대규모 복합사건에 대응한 신속조사체계 구축 ▲경제 및 데이터 분석 역량 고도화 및 인프라 확대로 전문성 향상 ▲민생 밀착형 감시망 확충을 골자로 한다.
세부 계획을 살펴보면 플랫폼, 민생밀접 독과점, 대기업 집단을 비롯한 중대 법위반 행위 및 대규모·복합 사건에 대응하는 국 단위 ‘중점조사기획단’을 신설하고 3개 과를 배치한다.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조직의 지속적인 감시로 중대 사건을 신속히 적발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민생 관련 담합처럼 전국 단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사안에 대해서도 대규모 조사를 진행해 중대 민생사건을 처리하는 ‘기동대’ 역할도 수행한다.
현재 과 단위의 경제 분석 기능은 국 단위로 재편해 ‘경제분석국’을 신설한다. 박사급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구성된 3개 과를 배치해 공정위의 경제정책 전문성을 한층 끌어올린다.
민생 밀착형 감시망 확충을 위해선 전체 증원 규모의 30%에 해당하는 70명의 인력을 각 지방사무소에 배치해, 지역 현장에서 발생하는 중소기업의 하도급 피해·소상공인의 가맹 및 유통 갑질 피해 등을 적극적으로 처리한다.
조사교육 전담 부서도 새롭게 꾸려 기존 직원 및 신규 직원에게 체계적인 조사기법과 법리 교육을 제공한다.
직제 개정 절차는 6월 내 마무리되며, 증원안은 올해 4분기부터 실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인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를 강화한다. 주 위원장은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지정자료 허위 제출 행위에 대해 형벌(1.5억 원 이하 벌금, 2년 이하 징역)을 부과하고 있으나, 형사적 제재의 성격상 부과요건이 엄격해 법 위반 억지력이 충분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력한 경제적 제재로 과징금 도입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담합 제도도 개선한다. 반복 담합 참여 사업자를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등록 및 허가 취소, 영업정지 처분을 도입한다.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장기간 은폐된 담합에 대한 법 위반 억지력 제고를 위해 공정거래법의 담합 처분시효도 연장한다. 현재는 위반행위 종료일로부터 시효 7년, 공정위가 조사를 개시하면 5년이 추가돼 최대 12년이 적용된다. 여기서 기본 시효를 10년으로 늘려 최대 15년의 시효가 적용되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주병기 위원장은 “전분당, 국고채 등 주요 담합 사건은 3분기 중에 신속하게 심의가 이뤄지게 하겠다”라며 “배달앱의 경우 피심인들이 신청한 동의의결 개시 여부를 신속히 심의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경쟁과 혁신만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시장 규율을 확립하고, 지속 가능한 공정 성장의 기조가 시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