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중소기업의 AI 도입과 관련해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현장에 도입하는데 있어서는 아직까지 현업 종사자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소규모 기업일수록 직접 경험, 수작업 중심의 업무 방식에 익숙한 것은 물론 숙련공들의 경우 ‘AI가 내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인식까지 팽배해 현장 수용성 확보가 필수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1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중소기업중앙회 주관으로 열린 ‘중소기업 新 성장동력, ‘AI 전환(AX)’ 확산정책 토론회’에서 현업종사자를 대표해 토론자로 참석한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이오선 이사장과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장용환 이사장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기업에 AI를 도입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사용 방안과 어려움을 공유했다.
AI도입, 막연한 두려움 벗어나면 결과물 나올 것이라 기대
초창기 AI 도입에 대해 이 이사장은 “처음 스마트공장을 접할 때 병원에서 문진표도 못 쓰는 환자처럼 아무것도 몰랐지만, 믿고 따라가다 보니 고도화까지 성공했다”며 “AI도 접근방법이 쉬워지면 이를 활용한 성공 사례가 더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이사장은 “AI를 활용한 기술 또는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의 변화속도가 중소기업들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며 “그럼에도 직원들이 회사의 데이터를 사용해 AI 툴을 조금만 이용해도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생각보다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에 대해 이 이사장은 “스마트공장을 시행하면서 데이터가 많이 쌓이기는 했다”고 전제한 뒤 “문제는 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가 막막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장 이사장은 좀 더 신랄한 발언을 이어갔다. “10년 치 공정 데이터와 5년 치 에너지 데이터가 있는데 이 데이터들이 SI업체 서버에 묶여있다”며 “AX추진을 위해 데이터를 오픈하려고 하면 업체들이 마치 자신들의 자산처럼 오픈을 안해주고 심지어 ‘데이터 오픈 이후의 문제는 당신 책임’이라는 식으로 겁박에 가깝게 말한다”고 하소연했다.
사후관리, 현장 맞춤형 지원 등 반드시 추진돼야
한편, 정부의 지원에 대해 두 이사장은 한 목소리로 ‘방향’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과제를 진행할 때는 공급 업체가 함께하니까 그나마 수월하지만 과제가 종료되면 사후 관리가 굉장히 어렵다”며 “사후 관리도 다 비용인데다 전문가 컨설팅도 지속적으로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기존 정부 지원 사업은 SI 공급 기업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서, 과제가 끝나면 수요 기업 스스로 아무것도 못 하는 구조”라고 지원 정책의 구조를 비판한 장 이사장은 “데이터도 SI 업체가 쥐고 있기 때문에 분석도 못 하게 되면서 결국 다시 SI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부 지원에 대해 이 이사장은 “DX에서 AX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방법 자체를 모르는 게 현실이고 스마트공장, AX, DX 경계도 불분명하다”며 “정부 지원이 있더라도 현장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안내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뿌리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정 이사장은 “주철 주조 업종이 최근 정부 R&D 과제에서 '업종 확산 가능성 미비'를 이유로 탈락했다”며 “2차·3차 뿌리 기업일수록 비정형 데이터가 많고 불량률이 높아 AX 효과가 훨씬 큰데, 오히려 이런 곳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심사원들도 뿌리기업의 제조 데이터 현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