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헌법 제126조(국가의 기업 경영 통제·관리 금지) 위반 행위이자, 기업지배구조를 약화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금융시장연구원 최환열 대표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연금과 기관 사모펀드의 기업지배, 어디까지인가?’ 세미나에서 발제를 진행했다.
최 대표는 “한국 경제구조는 대기업 주도 구조”라며 “2024년 삼성전자의 매출이 GDP 8%에 직접 기여했으며, 낙수효과까지 따져보면 16% 이바지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전자의 지배구조를 약화시키고 국민연금과 이재용 회장의 공동운영 체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생명법은 ‘보험사는 자사의 대주주·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 이하로만 보유’하도록 제한하는 제106조 1항에서 주식 가치 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현재 삼성전자 지배구조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삼성 계열사가 지분을 합쳐 21.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삼성생명 보유분은 8.64%다. 하지만 법안이 적용되면 삼성생명은 3%를 초과하는 지분을 처분해야 해, 삼성의 지배구조는 급격히 약화된다.
이 경우 7.35%의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5.03%의 지분율을 가진 블랙록(자산운용사)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환열 대표는 “법률의 ‘3%’ 규정은 취득제한 규정인데, 이를 유지 규정으로 소급하는 것”이라며 “공시규정인 기업회계기준이 바뀌었다고 법률 개정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상법 개정안의 통과로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상장회사’가 의무적으로 도입하게 될 ‘집중투표제’를 짚었다.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출할 때 흔히 적용되는 단순투표제는 후보마다 주주가 가진 주식 수만큼 표를 행사할 수 있다. 가령, 주주가 100주를 보유하고 있고 후보가 3명이라면 후보마다 최대 100표씩만 투표가 가능하다.
반면 집중투표제는 주식 수에 선임할 이사 수를 곱한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즉, 100주에 이사 수 3을 곱해 300표를 후보 1명에게 모두 투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 대표는 “자본주의 체제를 훼손하는 사회주의 제도”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집중투표제를 통해 국민연금이 모든 대기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이사를 파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주주의 경영 참여 수단인 의결권을 통해 국민연금이 이사 선임과 회사 운영에 개입하는 것은 헌법 제126조를 위반하는 행위”라며 “이는 명백한 헌법소원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최환열 대표는 대안으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벤처진흥자금’으로 복원 ▲가업상속공제 확대 적용 및 상속세 납부자에 차등의결권 허용 ▲삼성생명법에 취득시점 적용·이전 취득분은 이전 법규 적용 조항 추가 등을 제언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과 연금사회주의반대운동의 공동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