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미래에는 AI(인공지능) 사용료가 통신비처럼 필수 고정 지출이 될 것이다” 카이스트 김정호 교수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그의 말마따나, 출시 초기 무료로 누릴 수 있던 생성형 AI 서비스들은 어느새 월 수십만 원까지 요구하는 요금제를 제시하고 있다. 과거 넷플릭스와 같은 OTT(Over-the-top media service) 서비스 플랫폼들이 무료 또는 저가 체험을 종료하고 구독료를 인상하던 모습이 겹쳐 보인다.
ChatGPT 제작사인 OpenAI는 17일 월 1만 5천 원(8달러, 19일 환율 기준) 요금제인 ‘ChatGPT Go’를 출시했다. 최신 모델인 ‘GPT-5.2 Instant’를 통한 메시지·파일 업로드·이미지 생성을 무료 버전보다 10배 더 제공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존 개인용 ChatGPT 유료 요금제는 월 2만 9천 원의 Plus와 월 29만 9천 원의 Pro로 구성돼 있다.
최근 구글(Google)은 신년을 맞아 Gemini 요금제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월 2만 9천 원의 ‘Google AI Pro’를 3개월간 9천500원에, 월 36만 원의 ‘Google AI Ultra’를 3개월간 18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
OpenAI의 ChatGPT Go 요금제 출시는 이러한 구글의 할인 전략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 외에도 Claude는 월 약 2만 8천 원(19달러)의 Pro 요금제와 약 16만 원(110달러)의 Max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Grok은 월 4만 원 대(30달러, SuperGrok)와 440만 원 대(300달러, SuperGrok Heavy)의 구독료를 요구하고 있다.
딥시크는 1개월 9천900원, 3개월 2만 6천800원, 6개월 4만 9천500원, 1년 8만 6천900원씩 기간별 요금제를 마련했다.
한편, OpenAI는 17일 보도자료에서 향후 몇 주 안에 미국 내 성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료 및 ChatGPT Go 요금제에서 광고를 노출하겠다고 밝혔다. 무료 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광고는 현재 대화와 관련된 스폰서 상품·서비스를 답변 하단에 표시하는 방식으로 시험 운영되며, 답변과 명확하게 분리해 제공한다. 사용자가 해당 광고가 표시된 이유를 확인할 수 있고, 원하지 않는 광고는 숨긴 뒤 사유를 전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넷플릭스나 티빙이 제공하는 ‘광고형 요금제’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OTT 플랫폼들이 그랬듯, AI 서비스들도 기술의 유용성 체감을 위한 무료 제공을 끝내고 청구서를 내밀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는 이제 그들의 청구서를 무시하기 어려워졌다.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의 차이는 벌어지고 있으며, 단순한 사용횟수 차이에서 성능과 속도의 격차로 심화하고 있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듯,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AI 비’가 무엇일지 따져볼 때가 왔다. 어떤 AI가 자신의 사용 환경과 목적에 적합한지 AI 시대에 맞는 소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