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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산업이야기] ‘주토피아2’, 기술탈취범이 도시를 지배하다
김대은 기자|kde125@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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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산업이야기] ‘주토피아2’, 기술탈취범이 도시를 지배하다

중소기업 기술탈취 피해 연간 400여 건…국가 기술보호체계 내실화 필요

기사입력 2025-12-26 13: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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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산업이야기] ‘주토피아2’, 기술탈취범이 도시를 지배하다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산업일보]
지난달 개봉한 영화 ‘주토피아(Zootopia) 2’는 가상의 도시 주토피아를 배경으로 한다. 주토피아는 다양한 생태계의 동물 주민들이 어우러져 사는 도시로, 극지방·사막·열대기후 등 12개의 생태계가 구획별로 조성돼 있다.

주토피아의 독특한 환경은 ‘기후 장벽’ 덕분에 가능하다. 거대한 에어컨으로 극지방의 저온 기후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기는 반대편으로 배출해 사막의 고온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 기후장벽을 개발하고 주토피아 건설에 자본을 후원한 ‘에버니저 링슬리’는 주토피아의 위인으로 칭송받으며, 그 후대인 링슬리 가문은 도시의 막강한 권력자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기후장벽의 진짜 개발자는 과학자 뱀 ‘아그네스 더 스네이크’였다. 후원자였던 애버니저는 기후장벽 연구일지에서 아그네스의 특허권 문서 원본을 잘라내고, 자신의 명의로 조작된 위조문서를 끼워 넣어 기술을 가로챘다.

또, 그에게서 특허권 원본 문서를 빼돌려 아그네스에게 전달한 가정부를 살해하고 아그네스에게 범죄를 뒤집어씌워 파충류 주민들을 추방했다. 파충류에 할당됐던 구획은 자신의 서식지인 극지방 기후로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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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생성한 이미지

애버니저의 범죄는 전형적인 기술 탈취 사례다.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러한 기술 탈취 범죄는 현실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탈취 피해는 연간 약 400건, 피해 금액은 총 5천400억 원(평균 약 18억 원)에 이른다. 기술보호 관리 역량은 대기업 대비 65% 수준이다. 전담 인력이 있는 중소기업은 37.4%에 불과하다.

피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은 ‘증거 수집 및 입증곤란(73%)’, ‘소송기간 장기화(60.8%)’, 소송비용 과다(59.5%) 순으로 조사됐다. 입증이 어려운 이유는 ‘정보의 불균형’이 지적됐다. 침해와 관련한 증거를 가해자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손해배상액이 낮아 피해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는 현장 의견도 청취 됐다. 피해 기업의 평균 청구액 8억 원 대비, 법원의 손해액 인용액은 1.4억 원가량으로 과소 인정돼(손해액 인용률 약 17%) 경영회복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문화 속 산업이야기] ‘주토피아2’, 기술탈취범이 도시를 지배하다

이에 중기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지난 9월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 도입 ▲손해액 산정 현실화 ▲위법행위 제재 강화 ▲부처 간 협업이다.

한국형 증거 개시 제도는 그간 피해 기업이 입증해야 했던 증거 수집을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가 조사하게 해 소송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다.

제재 수단 강화로는 ‘기술보호법’을 개정해 ‘시정권고’를 ‘시정명령’으로 상향하고, 최대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 위해 입법 논의 중이다. 반복적 기술탈취 행위 기업은 정부 입찰을 제한하고, 대기업은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영향을 받게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1월 4일 ‘중소기업 기술 보호 감시관’ 12명을 위촉했다. 기술탈취가 주로 발생하는 기계, 전기·전자, 자동차, 소프트웨어 및 범(凡) 업계 5개 분야에서 대기업의 기술탈취 행위를 감시하고 공정위에 수시 제보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이번 제도가 기술탈취로 생존의 위협을 받음에도, 대기업의 보복을 우려해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숨은 피해를 발굴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술 탈취는 기업의 경쟁력을 단숨에 무너뜨린다. 기술 하나로 먹고사는 경우가 많은 중소기업에는 특히 치명적이다. 더불어, 해외 유출을 통해 국가경쟁력 및 경제 안보 위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국가 차원의 기술보호 체계 내실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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