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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휴수당 주느니 쪼갠다… '15시간의 벽'에 갇힌 노동시장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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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휴수당 주느니 쪼갠다… '15시간의 벽'에 갇힌 노동시장

KDI "초단시간 근로자 12년 새 2배 폭증... 법 잘 지킬수록 '쪼개기 계약' 부추기는 역설"

기사입력 2025-12-24 17: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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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휴수당 주느니 쪼갠다… '15시간의 벽'에 갇힌 노동시장
정수환 KDI 연구위원

[산업일보]
최근 노동시장에서 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는 주휴수당 등 특정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발생하는 과도한 노동비용 격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근로자 보호 제도가 과거보다 엄격히 지켜지면서, 사업주들이 비용 부담을 피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초단시간 일자리를 늘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수환 KDI 연구위원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임금근로자 중 월 소정근로시간 60시간(주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 비율이 2012년 3.7%에서 2024년 8.5%로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근속 1년 미만의 신규 근로자 중에서는 그 비중이 20%를 상회하며 노동시장의 주요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이들 일자리가 주휴수당, 연차, 퇴직금, 사회보험 등 근로자 보호 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는 점이다. 고용의 질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의미다.

KDI는 초단시간 노동이 급증한 핵심 원인으로 ‘월 60시간’을 경계로 발생하는 극심한 비용 격차를 꼽았다. 현행법상 월 60시간 이상 고용하는 순간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시간당 평균 노동비용은 최소 25%에서 최대 40%까지 뛰어오른다. 게다가 이 같은 구조는 월 60~100시간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이 2012년 40%에서 2024년 80%까지 향상되면서 더욱 극대화되고 있다.

주휴수당 주느니 쪼갠다… '15시간의 벽'에 갇힌 노동시장
출처: KDI, '초단시간 노동의 증가 요인과 정책 제언' 보고서

정 연구위원은 “제도가 더 잘 지켜지면서 제도 내부에 있던 비용 격차가 실질적인 비용 부담으로 다가왔다”며 “이에 대한 의도치 않은 부산물로 초단시간 노동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현장에서는 비용 회피를 위해 주 14시간 55분 등의 기형적인 ‘쪼개기 계약’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DI는 특정 근로시간에서의 비용 단절을 완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주휴수당 개편’을 화두로 던졌다. 주휴수당은 초단시간 노동 수요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통상임금을 낮춰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이중적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정 연구위원은 “제도의 준수율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 구조 그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며 “특정 집단이 변화의 비용을 전담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연구위원은 이러한 제언이 현행 제도의 즉각적인 폐지나 변경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꼭 이것만이 해답이라는 의미라기보다, 검토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조합 중 하나로 생각해 달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주휴수당은 일반적인 월급제 근로자에게도 폭넓게 적용되고 있어 노동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크지만, 관련 연구나 자료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정 연구위원은 “어떤 방식이든 노동시장에 미칠 충격은 불가피하다”며 “급격한 폐지보다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점진적 접근과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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