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최근 잇따른 배터리 화재사고로 인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우려가 전기자동차(이하 전기차) 양산에도 영향을 미치며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2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는 세미나허브 주최의 '차세대 배터리(이차전지, 전고체전지) 핵심기술 및 미래 발전 방향 세미나'가 진행됐다.
현재 이차전지 업계를 주도하는 배터리는 단연 ‘리튬이온전지’다. 소형 전자기기와 휴대 기기에 주로 부착돼 고용량화와 경량화를 핵심으로 삼았다.
하지만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은 조금 다르다. 전기차와 발전소 등 대용량 발전이 필요한 부문에 활용하기 때문에 고안정성과 긴 수명을 위한 기술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이날 연사로 나선 SK 증권의 김영우 연구위원은 “전고체 전지는 충격과 열에 매우 강해 폭발 위험과 같은 리튬이온전지의 고질적인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라며 “하지만 고체 전해질의 개발 자체가 매우 어렵고, 고체라는 특성에서 기인한 낮은 이온전도도로 인해 고속 충전이 힘들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고체 전지의 양산 설비를 구축하는 것도 배터리 업계가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다. 고체 전해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압력으로 고온 출력이 가능한 양산 설비가 필요한데, 이를 구축하는 것이 난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구 단계에서 활용하고 있는 공정은 건식 공정법이다. 이는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생산성 또한 낮아 양산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고체 전지의 양산을 위해 습식공정(Roll-to-Roll) 기반의 용액 공정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의 최장욱 교수는 “전고체 전지의 양산을 위해 고성능 소재와 함께 상용화에 적합한 제작 공정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현재 낮은 화학적 안정성의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에 적용할 수 있는 용매와 바인더 연구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전기차의 활발한 보급과 전반적인 친환경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으로 이차전지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발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한 전고체 전지의 수요는 향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한국은 고체 전해질에 대한 투자가 미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는 일본과 중국이다. 한국 역시 이차전지 선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최수린 기자 sr.choi@kid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