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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피해온 제3국 공급망도 흔들…韓 소부장, 美 관세 ‘복병’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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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피해온 제3국 공급망도 흔들…韓 소부장, 美 관세 ‘복병’

우회 수출 단속·원산지 규제 강화…제3국 생산기지 활용한 대미 수출도 부담 가중

기사입력 2026-09-14 19: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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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피해온 제3국 공급망도 흔들…韓 소부장, 美 관세 ‘복병’
(AI 제작 이미지)

[산업일보]
미·중 무역 분쟁 이후 한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의 대체 수출 통로로 자리 잡은 베트남과 멕시코 등 제3국 공급망에 고율 관세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우회 수출 단속으로 확대되면서, 이들 국가를 경유해 북미로 향하는 한국산 중간재의 원산지 입증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핵심 수출 경로의 무역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국내 산업계의 공급망 전략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러한 공급망 재편의 이면에는 강력한 통상 제재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는 미국 무역법 301조 및 232조 관세 확대에 따른 한국 기업의 고율관세 위험을 하반기 주요 산업 현안 중 하나로 짚었다.

미국 무역법 301조는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무역확장법 232조는 자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미국의 핵심 보호무역 무기다.

미국의 통상 압박은 301조·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 조치와 원산지 검증 강화가 맞물리는 형태다. 관세 대상 품목이 제3국을 거쳐 들어오는 과정에서 원산지 규정이나 통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업은 별도의 관세·통관 리스크를 안을 수 있다.

베트남 생산망 타고 미국으로…한국산 중간재도 통상 리스크

실제로 아세안 역내 생산망은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미·중 양대 시장을 잇는 ‘커넥터 국가’ 역할을 수행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13일 한국은행의 ‘지정학적 분절 속 글로벌 경제연계는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베트남 수출에서 창출된 부가가치 중 베트남 현지 공정을 거쳐 미국 최종 수요로 연결되는 비중은 2016년 11.1%에서 2022년 18.5%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업종의 대미 귀착 비중은 21.0%에 달한다. 미국이 우회 수출 규제를 옥죌수록 커넥터 국가의 생산망을 거치는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멕시코산 자동차 부품도 관세 장벽…USMCA 원산지 요건 부담

북미 지역에서는 이미 실질적인 장벽이 세워졌다. 지난해 5월부터 수입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한 가운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역내가치비율 75% 이상이라는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멕시코산 부품은 관세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7월 USMCA의 16년 연장을 거부하고 연례 재협상을 요구했다. 산업통상부는 ‘월간 통상(2026년 9월호)’ 동향 분석에서 미국이 무역 적자 축소, 역내 공급망 내 미국산 비중 확대,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한 원산지 규정 강화 등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산 전환·현지 생산 확대…원산지 규제가 비용 상승 압박

이미 산업 현장에서는 이러한 원산지 규제의 파장이 현실화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통상 영향 분석을 종합하면, 멕시코에 동반 진출한 한국 자동차 부품 기업이 대미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핵심 부품의 북미 역내 가치 비율을 75% 이상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하위 부품과 기초 소재까지 전량 북미산으로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 한계가 커 고율 관세 부과 위험에 직면한 실정이다.

결국 기업들은 원산지 요건을 맞추기 위해 물류비와 단가가 높은 북미 공급망으로 전환하거나 현지 생산 라인을 불가피하게 확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생산 원가 급증이 수익성 악화라는 구조적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베트남 대상 관세 정책과 협상 결과는 변동 가능성이 큰 변수다. 베트남 재정부 산하 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8월 누적 상품 수출입액은 7천701억 달러를 넘어섰다. 베트남을 생산거점으로 둔 기업은 최종 관세율뿐 아니라 품목별 적용 범위와 원산지 판정 기준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우회 수출 막히자 공급망 다변화 요구…정부 지원도 필요

산업 현장에서는 단순 조립 공정만 거쳐 원산지 라벨을 붙이던 간접 수출 방식은 사실상 수명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회 수출 통로가 좁아진 만큼, 정책 당국과 국책연구기관들도 특정 거점에 의존하는 공급망 전략의 전면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커넥터 국가를 통한 우회 수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미국의 원산지 규정과 우회 수출 조사 등 공급망 관련 규제가 강화될 경우, 그 여파가 아세안 현지 생산을 거쳐 국내 중간재 수요 감소로까지 파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커넥터 국가의 완충 효과를 활용하되, 특정 생산 거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미 통상법 301조 및 232조 등 고율 관세 확대가 기업에 미칠 파장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 차원의 철저한 원산지 관리 및 현지 부가가치 창출 구조 개편과 함께, 주요국의 통상 정책 변화를 조기에 경보하고 기업의 원산지 입증을 뒷받침할 정부 차원의 밀착 지원망 가동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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