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인공지능(AI)이 목표에 따라 알아서 계획을 수립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시대로 진입한 가운데, AX(인공지능)를 가로막는 핵심 병목이 ‘인재’에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최근 발표한 ‘에이전틱 AI 시대의 핵심 자원, AX 인재: 현황 진단 및 정책 과제’ 보고서는 에이전틱 AI 시대의 핵심 자원으로 인재를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AX 관심도와 도입 의지는 높지만 실제 추진 상황은 미흡하다. 지난해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조사에서는 약 76.9%가 AI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실제 업무에 활용 중이라는 응답은 45.6%에 그쳤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의 조사에서도 중견기업의 59.1%가 AI 도입 필요성을 인식했지만 실제 도입은 18.1%에 불과했다.
이러한 간극의 원인은 인재 공백에서 찾았다. AI가 실행을 더 많이 수행할수록, 사람에게는 목표를 설정하고 과정을 판단하며 결과를 책임지는 역할이 더 크게 요구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AX 인재를 ‘본인의 전공 분야에 정통하면서 AI를 현장에 적용·운영할 수 있는 인재’라고 정의했다고 전했다. 즉 생성형 AI 단계에서는 개별 임무에 AI를 적용하는 것이 요구 역량이었다면, 에이전틱 AI 단계에 이르러서는 업무를 위임하고 권한과 정책을 부여하며 조율하는 ‘설계·오케스트레이션’과 산출물의 성과와 위험까지 책임지는 ‘검토·판단·책임’ 영역으로 확장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AI 사용은 사람을 대체하는 자동화보다 사람과 협업하는 ‘증강’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클로드(Claud) 운영사인 앤트로픽(Anthropic)의 글로벌 사용 데이터 분석 결과 2025년 8월에는 자동화가 증강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나, 11월부터는 증강이 자동화를 추월하면서 올해 5월까지 증강을 위한 AI 사용 비율이 높게 유지 중이다. 국내에서도 증강이 자동화보다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글로벌 노동시장에서는 FDE(Forward Deployed Engineer)라는 별도 직무로 구체화되고 있다. 채용 플랫폼 인디드(Indeed)에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FDE 채용공고는 약 5천230% 증가했으며, 한국에서도 LG CNS,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등이 FDE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조직 개편 및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KT는 향후 2년간 AX 사업부문의 500명 이상을 FDE로 육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 AI 인재가 양적으로 성장 추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수요 증가 속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은행 자료를 인용해, 국내 AI 인력이 2010년부터 2024년 사이 약 2배 늘면서 연평균 5.3%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잡코리아의 AI 관련 채용공고를 통해 AI 인재 수요가 2021년부터 5년간 112% 올랐고,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는 지난해보다 70% 상승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AX 관련 인재 수급이 구조적 불균형 상태에 놓인 가운데, 숙련 미스매치와 역량 검증 어려움, 인재와 수요처의 대기업·수도권 집중이 더해지면서 중소기업과 비수도권의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정책 과제로는 ▲AI 전공 교육과 도메인 융합 교육을 아우르는 신규 AX 인재 양성 체계 고도화 ▲재직 인력의 AX 인재화 ▲AI 역량 표준과 검증 체계 구축 ▲중소·지역기업 인재 지원을 개별 채용에서 공유·활용 지원으로 확장 ▲지자체 주도의 지역 AX 인재 생태계 육성 지원 ▲AX 인재 수급 통계 및 데이터 기반 구축 등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