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인공지능(AI)이 다양한 산업 현장으로 확산하면서, AI 인재에 대한 수요는 단순 모델 개발자 확보에서 현장 지식과 AI를 결합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AI 인재 육성 정책 역시 공급 확대에서 전공별 AI 역량의 체계적 확산으로 목표를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발표한 ‘AI 교육 혁신과 AI 융합인재 양성 전략’ 보고서는 해외 주요 대학·교육기관의 AI 인재 양성 사례를 분석하고 한국 산업에 필요한 AI 인재 육성 전략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인재는 군사력이나 희토류, 핵심 산업 기반시설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 국가 전략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인재 영입을 위해 수천만 달러 수준의 보상 패키지를 제시하고, 주요국은 파격적인 비자·이민 우대나 정주 여건과 같은 혜택을 제공하며 AI 역량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수요는 ‘어떤 역량을 갖춘 인재가 필요한가’라는 질적인 변화로 확대되고 있다. AI 모델 전문 개발자를 넘어, 전공과 산업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AI를 적절히 활용하고 검증하며 현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노동시장에서 요구하는 AI 인재상은 AI 모델과 기반 인프라를 개발하는 ‘전문 AI 인재’, 현장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AI 융합형 인재’, AI 윤리와 개인정보 보호 등 AI 활용에 따르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는 ‘책임 있는 AI 인재’로 다층화되는 추세다.
보고서는 미국의 MIT·카네기멜런대, 중국의 푸단대·칭화대, 영국의 서리대·사우샘프턴대, 캐나다의 토론토대, 스위스의 ETH 취리히 등 8개 대학·기관이 지향하는 인재상과 교육내용·방식, 학생에게 제공하는 학습경험 등을 분석해 4가지 공통점을 확인했다.
해외 대학·기관들은 AI 교육을 특정 전공을 넘어 전교 및 전공횡단적 역량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전공특화 및 도메인 결합형 교육을 핵심 모델로 삼아 AI를 전공·산업·사회문제와 결합하는 능력에 집중한다.
또한 책임 있는 AI와 윤리를 강조하며 AI 산출물을 비판적으로 검증하는 역량이 필수 요소로 편입됐으며, 교육 거버넌스 자체를 융합형으로 재편해 지도교수 순환제 및 학제 간 공동지도 등 지도방식도 재편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 AI 인재 양성 정책 역시 전공별 AI 역량의 체계적인 확산을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AI 교육 내재화를 위한 대학 차원의 공통·모듈형 교육 인프라 구축 ▲AI와 전공 도메인을 결합한 복수전공·마이크로전공·융합트랙 제도화 ▲산업현장 및 공공문제 기반의 프로젝트·인턴십을 정규 교육과정에 결합 ▲책임 있는 AI와 과정 중심 평가를 핵심 원칙으로 반영 ▲학제 간 융합형 거버넌스의 단계적 도입 등을 제시했다.
단, 보고서는 해외 사례를 단순 모방하기보다는 대학 유형과 인재 양성 목표에 따른 맞춤형 설계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면서 단순 수강자나 교과목 수와 같은 양적 지표에서 벗어나, 전공별 AI 내재화와 경험 기반 학습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체계적인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