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오랫동안 MICE 산업은 전시장이나 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일정 기간 공간을 임대하고 일주일내의 단기 집중 행사를 개최하는 산업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AI와 디지털 기술이 산업 전반을 재편하는 지금, 이러한 전통적인 관점만으로는 미래 MICE 산업의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렵다.
필자는 앞으로의 MICE 산업은 더 이상 '행사' 자체를 파는 산업이 아니라 산업별 글로벌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성장시키는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시회와 컨퍼런스는 단지 며칠간 열리는 이벤트가 아니다. 진정한 가치는 행사가 시작되기 이전의 프리쇼(Pre-show), 행사 기간인 온쇼(On-show), 그리고 행사가 끝난 이후의 ‘포스트쇼(Post-show)’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행사가 끝나는 순간 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행사가 열릴 때까지 참가자들이 지속적으로 토론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새로운 비즈니스와 협력을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MICE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다.
특히 산업별 커뮤니티는 글로벌 규모일 수도 있고, 특정 국가나 지역 중심의 로컬 커뮤니티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참가자들이 하나의 산업적 아젠다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연결되고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행사 운영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운영 주최자는 해당 산업의 본질적인 고민이 무엇인지, 시장이 직면한 과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각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지를 집요할 정도로 연구해야 한다.
진정성 없는 이벤트는 일회성으로 끝난다. 그러나 산업을 깊이 이해하고, 그 산업의 발전을 진심으로 고민하는 플랫폼은 오래 살아남는다.
커뮤니티 운영자는 산업계가 함께 논의해야 할 의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전문가 포럼과 라운드테이블, 워킹그룹, 온라인 토론 등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또한 바이어와 셀러를 효과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를 축적하며 산업 발전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전시회는 제품을 진열하는 공간이 아니라 산업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
AI 트랜스포메이션(AX)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AI를 활용하면 오프라인 행사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 지식 데이터베이스, AI 기반 매칭 서비스, 맞춤형 콘텐츠 추천, 연중 운영되는 디지털 플랫폼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할 수 있다.
결국 피지컬 공간과 디지털 공간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확장시키는 관계가 될 것이다.
앞으로 성공하는 MICE 기업은 가장 큰 전시장을 가진 곳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산업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
MICE 산업의 미래는 공간 임대나 단기 이벤트가 되어서는 안된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산업과 산업을 연결하며, 지식과 시장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플랫폼 산업이다.
행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성장시키는 하나의 과정이다. 그리고 그 커뮤니티가 산업을 움직이고 혁신을 이끌어 갈 때, MICE 산업은 비로소 새로운 성장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기고: 인도 뉴델리 국영전시장 야쇼부미(Yashobhoomi) 운영사(Kinexin Convention Management) CEO 정형필(Phil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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