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치근 몇 해 동안 ‘안전’이 사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면서 제도와 현장 전반에서 다양한 형태의 노력이 이뤄졌다. 그러나 연이어 발생되는 중대재해와 사고는 형식적인 안전관리만으로는 현장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에, 산업안전과 관련된 전문 연구기관 설립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 기반 산업안전 패러다임을 위한 정책토론회’의 발제자로 참석한 동국대학교 산업시스템공학과 서용윤 교수는 이와 관련해 산업안전과 관련된 전문적인 산업안전보건 연구기관의 설립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산업안전 과학기술 기반 예방정책 전환의 필요성 및 제도 개선과제’라는 발표에서 서 교수는 “현재 산업안전 정책은 기술적으로 부족한 것은 물론 앞으로 더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로봇이나 AI 등 신기술의 안전 리스크와 해상풍력 등 신산업의 안전기준이 부재한 것은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산업안전과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전담 연구개발 기관의 부재와 법‧제도와 기술의 분리, 표준‧인증 실험 인프라 부족, 부처 분산 및 컨트롤 타워 부재, R&D 정책에서의 산업안전 소외 등이다.
영국과 독일, 일본의 산업안전 연구소 사례를 소개한 서 교수는 “한국은 산업안전 연구기관을 설립과 관련해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며 “법령법위 설정의 어려움부터 시작해 기술기준 개선 근거, 신기술 부작용 예측, 부처별 안전 컨트롤 등의 어려움과 함께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분야라는 점도 일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산업안전과 관련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안전보건공단에 대해 “안전보건공단의 업무집중과 과도화를 검토해 미비한 기능 또는 중복 기능 보완에 따른 업무전달을 신속화해야 한다”고 말한 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대부분 위탁업무에 그치고 있으며 연구직의 비율도 낮다”고 분석했다.
“연구개발과 사고분석은 물론 표준개발과 인증‧실험까지 가능한 산업안전과 관련된 전담 R&D 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서 교수는 “연구기능과 정책 기능을 분리하는 동시에 국가 차원의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서 교수는 “산업안전 문제는 기술 부족이 아니라, 기술을 연구·적용할 ‘국가적 R&D 구조’가 없는 것이 본질적 문제”라며, “이를 해결할 전담 연구체계와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