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노르 빌팽트 전시장 공기는 묘하게 건조했으나 내부를 채운 기술들은 열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집중했다. 더 강한 에너지를 쓰는 대신 스스로 열을 조절하는 소재에 사람들이 몰린 근거는 명확했다.
제로에너지솔루션은 지난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JEC World 2026서 이산화바나듐(VO₂) 기반 에너지 제어 소재를 선보였다. 카본섬유와 유리섬유 및 나노소재를 포함한 복합소재 전반이 전시된 자리서 외부 전력 없이 열 흐름을 제어하는 기술은 남다른 결을 드러냈다.
소재 핵심은 온도에 따라 스스로 상태를 바꾸는 점이다. 약 68°C 전후서 절연체서 금속으로 전환되는 상전이(MIT) 특성을 지니며 상전이 과정서 적외선 투과율이 달라진다. 열이 들어오고 나가는 길을 스스로 여닫는 셈이다. 전기를 더 쓰지 않고도 열을 막거나 붙잡을 수 있어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낸다.
무게중심은 소재 자체보다 공정에 가깝다. 기존 이산화바나듐 제조가 다단계 습식 공정에 의존했다면 제로에너지솔루션은 단일 단계 자동화 건식 공정으로 단순화했다. 공정이 줄어들면 생산 속도가 빨라지고 비용은 내려간다. 나노 파우더 입자 크기를 수십 나노미터 수준으로 제어해 필름과 코팅 및 센서 형태로 가공할 수 있어 산업 적용 가능성을 높인다.
적용 분야는 이미 구체적 윤곽을 잡았다. 건축서는 스마트 윈도우와 단열 필름 형태가 대표적이다. 여름에는 태양열을 차단하고 겨울에는 실내 열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냉난방 에너지를 줄인다. 전자기기와 에너지저장장치서는 발열을 제어하는 코팅 소재로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온도 반응 특성을 활용한 센서와 IoT 부품으로의 확장도 함께 논의 중이다.
인프라 분야서 직접적인 활용이 눈에 띈다. 도로 결빙 방지 시스템에 소재 잠열 특성을 접목해 전력 공급이 끊겨도 일정 시간 열을 유지하는 구조다. 에너지 사용을 줄이면서 안전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일부 국가와 기관을 중심으로 실증 협력도 진행 중이다.
제로에너지솔루션은 생산 설비를 확장하며 양산 기반을 키우고 있다. 일본과 몽골을 아우르는 해외 시장에는 이미 소재를 공급 중이다. 건축물 에너지 규제 강화와 제로에너지빌딩 정책 확대 흐름 속에서 적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김헌상 팀장은 “소재 단가와 생산 공정이 상용화의 주요 변수인 만큼 공정 단순화로 산업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건축과 인프라를 중심으로 에너지 제어 소재 적용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