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 규모가 4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한국형 중소기업 기술혁신 연구지원제도(KOSBIR)가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최근 ‘KOSBIR 성과 분석에 따른 중소기업 R&D 지원의 과제’ 보고서를 발간하고 향후 제도 운영 및 정책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KOSBIR 지원 규모는 1998년 도입 당시 3천442억 원에서 2024년 4조1천615억 원으로 약 12배 증가했다. KOSBIR은 대규모 R&D 예산을 운영하는 정부 및 공공기관이 예산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도록 권장하는 제도로, 미국 SBIR을 벤치마킹해 도입됐다.
KOSBIR은 지난 28년 동안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뒷받침해 왔으나, 성과 정의와 평가 체계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우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은 중소기업 R&D 정책 목표가 단기적인 매출이나 고용 증가에 치중될 경우, 기술 축적과 혁신 역량 강화라는 본래 목적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KOSBIR가 당초 벤치마킹했던 미국 SBIR의 경우, 스타트업 참여 비중, 지역 분포,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중장기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한국은 매출·고용 등 단기 정량 지표에 머물러 있다. 또 미국은 첨단 기술 분야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지만, 한국은 제조업 등 전 산업 분야를 폭넓게 지원하며 다수 기업에 기회를 제공해 왔다.
보고서는 기존 지표가 기술 축적이나 후속 기술개발 연계 등 중장기 혁신 성과를 포착하기에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과제로 ▲성과 개념의 재정립 ▲혁신 성과 중심의 평가 체계 도입 ▲지원 목적에 따른 성과 지표 차별화 ▲중장기 관점의 성과 추적·관리 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김 센터장은 중소기업 R&D 지원의 목표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 있음을 강조하며, “KOSBIR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제도 운영의 구조적 전환과 평가 방식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