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이하 기술경찰)과 대전지방검찰청은 이차전지 개발 정보 등 국가첨단전략기술을 국외로 유출하려 한 해외 협력사 임직원인 외국인 A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차전지 분야 기술유출 사건에서 외국인을 최초로 구속한 사례로, 수십조 원대에 달하는 산업 경쟁력 피해를 사전에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년 간 이어진 기술 유출… 재택근무 보안 틈새 노려
기술경찰에 따르면, 해외 소재 협력사의 영업총감인 A 씨는 지난 2019년 11월부터 작년 4월까지 국내 이차전지 대기업의 부장급 연구원 B씨와 공모해 기술 자료를 빼돌렸다.
B씨는 재택근무 중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 핵심 자료를 화면에 띄운 뒤, 휴대전화로 화면을 직접 촬영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는 회사 내 스마트폰 통제 시스템을 피하기 위한 수법으로 확인됐다.
B씨가 무단 촬영해 보관하던 자료는 약 9천여 건에 달하며, 이 중 약 200여 장이 자료 전송 7회, 영상 미팅 8회, 방문 컨설팅 7회 등을 통해 A씨에게 전달됐다.
B씨는 기술 자료 제공의 대가로 해외 협력사로부터 2억 원 이상의 현금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첨단전략기술 '전고체 전지' 포함… 피해 규모 예측 불가
유출된 자료에는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의 개발 정보와 기업의 중장기 종합전략, 음극재 등 핵심 소재 평가 정보, 제조 공정 기술 등이 포함됐다. 전고체 전지는 화재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가 우수해 상용화 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국가첨단전략기술이다.
김용훈 지식재산보호협력국장은 "전고체 전지의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됐다면 기업의 경쟁력 상실은 물론 예측할 수 없는 규모의 경제적 타격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수사를 통해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삼각 공조 체계의 결실… 수사 중 연구원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이번 수사는 2024년 11월 국정원 산업기술기밀보호센터의 첩보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기술경찰과 검찰, 국정원 및 피해 기업 간의 신속한 공조를 통해 지난해 4월 B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으며, 올해 1월 국내 입국한 A 씨를 전격 검거했다.
한편, 자료를 유출한 부장급 연구원 B 씨는 수사가 진행되던 중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지식재산처는 향후 기술경찰 인력을 대폭 확대하고, 국가 기술안보를 위협하는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해 더욱 단호하게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