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EU 집행부가 올해로 출범 2년차를 맞이했다. 2050년 기후중립 달성을 위한 그린딜과 제조업에서 서비스로 바뀌는 디지털 전환을 제시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해온 EU 집행부는 변화된 통상환경을 반영해 새로운 통상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무역협회(KITA)의 ‘폰데어라이엔 집행부 출범 2년차, 2021년 EU의 주요 통상 키워드는?’ 보고서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최근 ‘개방된 전략적 자율성(Open Strategic Autonomy)’을 신(新)통상정책 기조로 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다자체제의 기능이 상실되고, 각국의 일방주의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개방성(Openness)’을 유지하고, EU의 이익과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EU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에 편중된 글로벌 공급망을 안보적 관점으로 점검하기 시작했다. 이에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중국의 각종 행위에 엄격히 대응하면서, 양자간 무역·투자 이익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EU의 신통상정책은 크게 ▲지속가능 무역 ▲디지털 주권 ▲공정경쟁 환경 ▲무역 상대국 다각화 등 네 가지 키워드로 구분할 수 있다.
EU는 지속가능 무역을 위해 탄소국경조정제도의 구체적 시행방안을 올해 상반기에 공개하고, 환경과 인권 관련 EU 기업의 공급망 실사 의무화 관련 입법도 준비 중이다. 또한, 디지털 주권 회복을 위해 통일된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 추진과 함께 데이터 전략을 세워 글로벌 IT 기업에 대응하고, EU의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입법도 준비 중이다.
산업보조금 규제 강화 및 통상집행담당관 운영, 분쟁해결제도 대안과 외국인 투자심사제도 강화 등을 통해 EU 기업의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전략과 함께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무역협정 상대국을 다각화해 환경·노동·인권 등의 가치와 연계한 지속가능 발전 목표를 달성하려는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KITA의 신규섭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EU의 통상정책이 표면적으로는 자유무역 활성화와 환경·인권 보호 등 보편적 가치 수호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으나, 일방적인 보호무역 조치로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높아진 EU 기준과 새로운 디지털 규범 및 표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체 공급망 점검과 친환경 및 디지털 기술 전환에 대한 중장기적 계획의 필요를 강조했다.
이어 ‘IT 기업 외 제조업 분야로도 EU의 디지털 서비스세 논의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한 신 연구원은 ‘한국의 제조업계 또한 EU의 입법 현황 모니터링 및 외국인 투자심사제도와 관련된 리스크 사전 점검 등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