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인공지능(AI) 도입으로 대체된 인력이 향후 다시 기업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단기적인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인력을 줄이기보다 기존 직원의 역할을 재설계하고 AI와 협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가트너는 최근 발표한 ‘2026년 미래 업무 환경 하이프 사이클’ 보고서를 통해 2029년까지 AI로 대체돼 해고된 직원 가운데 30%가 기업에 재고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토리 폴맨 가트너 VP 애널리스트는 초기 AI 시대의 대표적인 실수로 자동화 자체를 목표로 삼는 접근을 들었다. 인력 감축에 집중할 경우 직원의 역량을 높일 기회를 놓칠 뿐 아니라 조직 내부에 축적된 지식과 향후 인재 확보 기반까지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트너는 노동력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감소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봤다. 채용과 교육, 온보딩에 들어가는 비용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이 AI를 단순한 인력 대체 수단으로 사용하는 대신 직무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생산성이 낮은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을 새로운 역할이나 기회로 이동시키는 ‘인재 재구성(talent remix)’ 전략이 주요 대응 방향으로 언급됐다.
폴맨 애널리스트는 AI를 비용 절감 수단으로만 바라볼 경우 지나치게 이른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향후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거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량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가트너는 현재 AI에 대한 초기 투자가 ‘환멸의 골짜기(Trough of Disillusionment)’에 들어서면서 기술 도입 자체보다 이를 조직 안에서 어떻게 활용할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인간의 지능과 전문성, 창의성을 AI가 보완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모든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의사결정을 AI에 전적으로 맡기는 방식보다는 사람의 판단을 중심에 두고 기술을 결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트너는 인간과 AI의 협업이 확대되면서 직원의 판단력과 창의성, 리더십, 의사결정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사용될 것으로 봤다. 직원 AI 아바타, AI 툴메이트(toolmate), 디지털 코칭 애플리케이션, 직원 디지털 트윈, 감정 AI 등이 관련 기술로 거론됐다.
이와 함께 ‘AI 레디(AI-ready)’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지식을 지속적으로 습득하고 여러 분야의 구성원과 협업하면서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업 차원에서는 AI 리터러시와 AI 기반 역량 관리, 디지털 활용 능력, 업무 방식 분석 역량에 대한 투자가 요구된다. 경영진 역시 AI의 특성과 활용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트너는 밝혔다.
AI가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더 많이 들어갈수록 업무의 맥락이나 인간의 판단, 조직에 축적된 지식이 사라질 위험도 커질 수 있다.
가트너는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면서 인간의 감독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직원이 업무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지만 아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절차가 필요한 이유와 배경까지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로는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의사결정 인텔리전스 플랫폼, 생성형 UI 등이 언급됐다.
AI를 통해 높아진 생산성을 어디에 사용할지도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거론됐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AI로 확보한 생산성 향상을 비용 절감에 우선 사용하는 기업의 75%가 해당 성과를 혁신과 직원 역량 강화에 적극적으로 재투자하는 경쟁사에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일상적인 AI 도구를 도입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활용 사례를 보다 빠르고 비용 효율적이며 안전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게 가트너의 설명이다. AI 기반 웨어러블 기기와 산업·업무 영역 특화 생성형 AI 모델, 임바디드 AI(embodied AI), 바이브 코딩(vibe coding) 등이 관련 기술로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