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건설 현장의 시공 감리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중소규모 현장에서도 대형 현장 수준의 품질과 일관성을 확보하려는 기술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태블릿을 중심으로 도면과 현장 데이터를 연계하고, AI가 사진·영상을 분석해 공정·품질·안전상의 문제를 사전에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동민 고려대학교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8일 국회에서 열린 ‘AI건설 국가정책실험 포럼’에서 위와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AI 기반 지능형 시공감리’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건설업의 공정 지연, 품질 문제, 안전사고, 생산성 저하 등의 해결 방안으로 AI 기반 시공감리 기술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특히 중소규모 건설 현장의 감리 환경에서 AI 기반 시공감리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 건설 현장의 약 90%가 50억 원 미만의 중소규모 현장인 만큼 상주 감리 형태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비상주 감리원이 간헐적으로 현장을 방문하고 시공자가 작성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감리를 수행하면서 감리 결과의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알고리즘과 데이터 저장·공유 기능을 태블릿에 탑재한 지능형 시공감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감리원이 태블릿을 들고 현장을 방문하면 AI 챗봇이 해당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주요 사항을 안내하고, 감리원은 현장 사진과 영상을 촬영해 기록한다. 이후 AI가 수집된 영상과 사진을 일차적으로 판독해 공정·품질·안전상의 문제를 확인하고 체크리스트와 비교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방식이다.
그는 “대략 50% 정도의 검측 업무들은 AI가 대체할 수 있지만 여전히 나머지 50% 정도는 사람이 직접 봐야 한다”며 “AI가 자동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은 감리원에게 별도로 점검하도록 안내하고, 최종적인 정보 공유와 의사결정은 사람이 수행하는 구조”라고 언급했다.
도면 활용 방식도 AI를 통해 개선한다. 연구팀은 AI가 PDF 도면의 정보를 인식하고 시공감리에 필요한 정보와 연결하도록 했다. 여기에 격자 형태의 ‘그리드 셀’을 적용해 특정 위치에서 발생한 이슈를 기록하고, 시공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해당 위치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안내한다.
현장 영상은 감리 업무뿐 아니라 사후 대응에도 활용된다. 시공자 또는 감리원의 헬멧에 카메라를 부착해 현장 영상을 기록하면 향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증빙자료로 사용할 수 있고, 비상주 감리원이 현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저장된 영상을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기술 확산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함께 요구됐다. 이 교수는 “ 감리회사 입장에서는 업무 효율화에 따른 이익이 충분히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며, “디지털·AI 감리를 도입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문성 인증, 전문인력에 대한 추가 보상, 교육 시스템과 함께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비 확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