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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과세 피하려 ‘가장매매’ 악용…국세청, 부동산 탈루 731억 원 적발
임성일 기자|sm021@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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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과세 피하려 ‘가장매매’ 악용…국세청, 부동산 탈루 731억 원 적발

편법증여·법인 자금 유출까지 연계 조사…80여 명에 318억 원 추징, 6명 검찰 고발

기사입력 2026-07-07 14: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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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과세 피하려 ‘가장매매’ 악용…국세청, 부동산 탈루 731억 원 적발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e-브리핑 영상 캡처)

[산업일보]
서류상으로는 1주택자인 것처럼 꾸미고 실제로는 다주택인 상태에서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는 ‘가장매매’가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다수 적발됐다.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자금이나 사업체에서 누락한 매출을 동원해 초고가 아파트를 취득하는 사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부동산 거래와 사업소득·법인 자금 유출을 함께 보는 국세청의 탈세 감시망이 확인됐다.

80여 명 탈루 확인, 731억 원 드러나
국세청은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탈세 근절을 주요 과제로 삼고, 시장 과열 지역 모니터링과 현장 정보 수집을 강화해 왔다. 2024년 거래분부터는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취득 거래를 전수 검증하고, 고가 아파트를 취득한 30대 이하 연소자·외국인 등 자금 출처가 의심되는 경우를 집중 점검했다. 강남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아파트 증여거래 2,077건에 대해서도 증여재산 평가, 증여세 대납, 증여 재원 등 신고 내용 전반을 들여다봤다.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7일 브리핑에서 “국세청은 2025년 10월 1일 초고가주택 등 부동산 탈세 혐의자 104명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를 착수했고, 현재까지 종결된 조사 결과 이들로부터 총 731억 원 규모의 탈루 사실을 확인해 318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104명 가운데 약 80% 수준인 80여 명에게서 탈루가 확인됐으며, 나머지는 자금 증빙이 명확한 등의 사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건에 대해서는 부당 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고 형사 절차도 병행했다. 오 국장은 “조사 결과 조세범처벌법상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인정된 6명은 검찰에 고발했고, 4명은 벌금 상당액 7억 원을 통고처분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난 20명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되어 과징금·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104건 중 40여 건이 가장매매…
이번 조사에서 대표적인 유형은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고 저가 주택의 명의를 지인·친척에게 형식상 넘기는 ‘가장매매’였다. 오상훈 국장은 “증여나 가장매매를 포함한 탈세 유형 가운데 가장매매 사례가 104건 중 약 40건, 40% 정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한 사례에서는 2주택자인 납세자가 보유 중인 저가 아파트를 대금 지급 능력이 없는 지인에게 형식상 이전하고 탈세 협조 대가로 사례금을 건넨 사실이 적발됐다. 이후 양도차익이 큰 고가 아파트를 처분하면서 자신을 1세대 1주택자로 꾸미고 비과세 혜택을 적용해 양도소득세를 회피했지만, 국세청 조사 결과 10억 원의 양도세를 추가로 부담하고 본인을 포함한 관련자들이 검찰에 고발됐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납세자가 단독주택을 양도하기 전에 보유한 아파트를 남편의 지인에게 가장매매하고 1세대 1주택인 것처럼 신고해 단독주택 비과세를 적용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실제 매매 대금은 우회 전달 방식으로 움직여 금융 증빙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 건에 대해 6억 원 상당의 양도소득세를 추가 부과하고, 납세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다가구주택과 고가 아파트를 동시에 보유한 다주택자가 동생과 공모해 다가구주택 건물 명의만 형식상 이전하고, 고가 아파트 양도에 대해서는 비과세를 신청한 사례도 적발됐다. 이 경우 월세는 여전히 본인이 수령하는 등 실질 소유권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양도소득세 4억 원을 추징하고, 납세자와 동생에게 각각 1억 원씩 통고처분을 내려 총 2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오 국장은 “1주택을 가장매매하면 1세대 1주택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고가주택 12억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2주택자의 중과세를 피하려는 목적이 대부분”이라며 “실질 소유권을 유지한 채 명의만 옮긴 행위는 세법상 부당한 가장매매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법인 매출 누락·사업소득 탈루 통해 초고가 아파트 취득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드러난 탈세는 증여세·양도세에만 그치지 않고, 자금 원천이 되는 사업소득과 법인 자금 유출까지 조사 범위가 확대됐다. 국세청은 부동산 취득 자금이 사업체 매출 누락이나 법인 자금 유용과 연관된 경우 사업자·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연계해 법인세·소득세까지 함께 추징했다.
중과세 피하려 ‘가장매매’ 악용…국세청, 부동산 탈루 731억 원 적발

축산물 업체를 운영하는 한 법인에서는 자료 없이 거래하는 방식으로 매출 일부를 장부와 신고에서 누락하고, 이렇게 누락된 법인 자금을 대표 배우자에게 증여해 강남권 재건축 예정 초고가 아파트를 포함한 다수 부동산을 취득한 사실이 확인됐다. 오 국장은 “해당 법인의 사업장 수입금액은 약 50억 원 규모로 조사됐으며, 세금계산서를 교부하지 않거나 신고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무자료 매출을 발생시킨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법인과 개인을 추가 조사선정하여 법인세와 증여세 등 총 31억 원을 추징했으며, 이 사례가 이번 조사에서 단일 건으로는 최고 세액에 해당한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미등록 여행업을 영위한 사례도 있었다. 한 30대 납세자는 해외 여행사 및 관광객으로부터 받은 현금 수입 약 60억 원을 신고하지 않고, 이 자금으로 강북 소재 70평대 대형 아파트를 약 40억 원에 취득했다. 국세청은 해당 사업체를 직권으로 사업자등록한 뒤,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25억 원을 추징했다. 오 국장은 “현금 거래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현금영수증 발급과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증빙 없이 거래한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외국인과 내국인 간 증여를 활용한 취득도 적발됐다. 거주 목적이 아닌 투기 목적으로 마·용·성 지역 주택 2채를 공동명의로 취득한 외국인 납세자는 외국인 배우자로부터 소요 자금 전액을 증여받고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어, 국세청이 4억 원의 증여세를 추징했다. 무직 상태에서 강남 한강변 고가 아파트에 월 700만 원 이상의 고액 월세를 내며 거주하던 40대 납세자는 부모로부터 월세·주식 투자 자금·생활비 등 약 20억 원을 증여받고 신고하지 않다가 적발돼 13억 원의 증여세를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부동산 탈세 신고센터·국토부 MOU로 감시망 촘촘히…가족 간 편법 거래 정조준
국세청은 탈세 혐의 포착을 위해 자체 조사뿐 아니라 국민 제보와 관계 기관 자료도 결합해 왔다. 2025년 10월 31일 개통한 ‘부동산 탈세 신고센터’에는 올해 상반기까지 1,168건의 탈세제보가 접수됐다. 같은 해 10월 1일 국토교통부와 맺은 업무협약(MOU)을 계기로 자금조달계획서를 실시간 공유받으면서 자금 출처 검증과 탈세 감시망을 강화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 오상훈 국장은 “부동산 취득·보유·양도 등 거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탈세 위험요인을 조기에 포착하고, 탈세 행위가 확인될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증여거래가 늘어날 우려가 있어, 다주택자 증여거래를 중심으로 증여재산 저가 평가나 증여세 대납 등 편법 증여 여부를 검증할 방침이다.

부모가 보유한 아파트를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자녀에게 양도하거나 매매 형식을 빌려 사실상 증여하는 가족 간 거래도 주요 점검 대상이다. 국세청은 부동산 탈세 신고센터를 통해 들어온 국민 제보를 단 한 건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자료 요구와 내부 자료 검토를 통해 철저히 검증해 탈루 세금을 추징하고, 제보자에 대한 포상금도 신속하게 지급할 계획이다.

오상훈 국장은 브리핑 말미에 “부동산 탈세 차단은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자 주택시장의 안정과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국세청은 부동산 탈세에 단호히 대응해 나가고, ‘탈세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원칙을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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