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개인의 민감한 정보까지 포함하는 의료데이터가 AI의 학습에 활용할 경우 신약개발이나 의료 AI 개발의 핵심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에, AI관련 선진국들은 이와 관련된 원천 데이터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개방형 모델이 아닌 폐쇄형 모델을 선호하는 양상이다.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김재선 교수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 헬스케어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의 발제자로 참석해 의료데이터의 중요성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료데이터 활용을 위한 법적 쟁점과 입법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김 교수는 이 자리에서 미국과, 일본, 독일, 핀란드 등 주요 국가들의 의료데이터 법제화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과 이들 국가들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2006년부터 건강정보보호법을 단일 법안으로 제정하려는 시도가 있었음에도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며 “그 결과 개인정보보호법, 생명윤리법, 인공지능기본법 등 여러 법률이 산발적으로 의료데이터를 규율하면서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가 모호하고 법률 용어가 중복·혼란을 일으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개별 쟁점도 이 자리에서 함께 언급됐다. “의료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의료기관 내 데이터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데이터 포털 인프라 부족과 심의 절차의 경직성과 예측 불가능성, 결과 평가 방식 등에서 연구자들의 어려움이 제기돼 왔다”고 언급한 김 교수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명처리 지원, 공용 IRB 설치 등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디지털헬스케어법은 정신질환·유전질환에 대해서는 별도 동의를 받도록 명시하는 등 가이드라인 수준의 규정을 법률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의료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에 대해 김 교수는 ‘관점의 전환’을 요구했다. “개별적인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 김 교수는 “민간에 의존하기 어려운 영역은 정부가 중심이 돼 안전조치를 갖춘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한국은 AI 관련법은 다수 입법됐지만 의료 데이터 분야에서는 보수적인 독일보다도 입법 논의가 늦어, 주요 선진국 중 보건의료 데이터 법률 없이 개별 연구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는 국가에 해당한다”며 “가이드라인만으로는 입법적 명확성과 권리 보호 체계를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명확한 법령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