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국에서는 연간 75만 대에 달하는 차량에 대한 폐차가 이뤄지고 있다. 폐자동차에는 철과 비철금속 외에도 희토류 등 다양한 희유금속이 포함돼 있어 ‘움직이는 도시광산 자원’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에 폐자동차를 기반으로 하는 자원순환을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폐자동차 자원순환 촉진을 위한 정책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저탄소자원순환연구소 박상우 소장은 이에 대해 “자동차 자원 순환 경제는 산업경쟁력과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EU 및 일본의 자동차 자원순환 정책 동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박 소장은 EU가 자동차를 포함한 에너지 집약 산업을 대상으로 발의한 '산업 경쟁력 가속화 및 탈탄소화 규정(IAA)'에 대해 상당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이 법안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제조업 비중을 GDP의 20% 이상으로 높이는 산업화 목표를 명시하고, 공급망 전반에 걸쳐 저탄소 제품 기준을 적용한다”며 “한국과의 FTA 체결로 원산지 규정에 일부 여지가 있으나, 공공 조달 부문은 EU 역내 생산 요건이 존재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소장은 “EU가 폐기물기본법(WFD) 개정을 통해 생산자에게 재활용 의무, 재사용 의무, 정보 공개 의무를 법적으로 부과하는 EPR(생산자책임재활용) 제도를 자동차에까지 적용했다”고 말한 뒤 “재활용의 기준 역시 우리나라의 포괄적 정의와 달리 소재별로 물질 재활용 비율을 세분화해 규정하고 있어, 현행 한국 기준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사례도 이 자리에서 함께 공유됐다. 박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은 내각 총리 주도의 '순환경제 관계 장관회의'를 구성하고 약 37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 패키지를 마련했으며, 경제산업성과 환경성이 공동으로 자동차 분야 제도 개편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일본은 부처 장벽을 넘어 국가 전략으로 순환경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한 박 소장은 “ 우리나라도 국토부·산업부·환경부의 칸막이를 넘는 통합 대응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박 소장은 “국내 완성차 기업의 대표격인 현대차나 기아가 독자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범위를 이미 벗어났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