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중동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반도체 대란(칩플레이션) 등 대외적 위기 상황에서 민생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동전쟁 관련 품목들의 수급 및 가격 동향을 상시 점검하는 한편, 민생과 밀접 분야의 유통구조 개선에도 나선다.
정부는 9일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6차 회의에 앞서, 8일 재정경제부 브리핑실에서 사전 브리핑을 진행했다. 재정경제부 강기룡 차관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홍사찬 통신정책관 직무대리, 교육부 예혜란 평생교육지원관 등이 참석했다.
재경부 강기룡 차관보는 “3월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상승했으며, 특히 석유류 가격이 최고가격제 시행에도 9.9% 올랐다”라며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석유류 가격이 유지됐다면 전체 소비자 물가는 1% 후반으로 최근 2~3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물가가 2.8%까지 상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내일(10일) 0시부터 적용될 3차 최고가격을 9일 오후 7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진 설명에 따르면, 2월 28일 중동전쟁 개전 이후 5~6주 동안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나프타 수급 여건이 악화되면서 파생 상품의 수급 차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특별관리 43개 품목을 지정해 매일 동향을 점검하고 있으며 업계 애로 해소, 인상 자제 요청, 시장질서 확립 등을 병행 중이다.
택배·이삿짐 운송료 등 배송서비스 분야의 가격 인상 조짐은 관측되지 않았지만, 운송업자 부담 완화를 위해 유가연동보조금을 50%에서 70%로 확대하고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경에 포함해 추진하고 있다.
나프타 파생상품·생필품 수급 관리로 공급망 마비 방지
공산품 중 나프타 파생상품인 페인트·포장재·건설자재·의료자재 등은 특별관리 품목으로 지정하고 상시 점검하고 있다. 포장재의 경우 가격 상승과 함께 재고 감소가 우려되는 품목으로, 정부는 수액제 포장재에 나프타를 우선 공급하고 있으며, 표시 규제 완화 및 심사 패스트트랙 신설 등의 규제 개선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생필품 중 사재기 현상 발생했던 종량제봉투의 경우 수급 차질이 크게 발생하지 않았으며, 지자체 간 여유물량을 조정하고 품질검수 기간을 단축해 안정화하고 있다.
석유제품 및 요소·요소수에 대해선 매점매석 금지 고시를 시행 중이며 일회용 주사기, 레미콘 혼화제 등 우려 품목이 포착되면 주무부처 중심으로 신속히 점검해 금지고시를 즉시 시행할 계획이다.
공공요금 동결, 불공정 행위 감시
상반기 중앙공공요금은 동결할 방침이다. 택시·시내버스·지하철과 같은 지방 공공요금도 상반기 동결 원칙을 중점으로 관리한다.
또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담합 조사에 나선다. 밀가루·전분당·인쇄용지 등은 조사 완료 후 심의 중이며, 교복은 4개 제조사와 전국 40여 대 대리점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하고 있다.
‘칩플레이션’ 속 디지털 양극화 대응
반도체 가격 상승세에 따른 대응책도 마련했다. D램 가격이 지난해 1분기 DDR5 16GB 기준 3.9달러에서 올해 1분기 29.5달러로 급등했으며, 상승세도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PC·노트북의 소비자 판매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취약계층의 디지털 양극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우선 PC·노트북 시장의 유통·수급 실태점검을 추진해 불공정행위 예방에 나선다. 또 국가 기관의 불용 PC를 지방정부에 무상양여하는 비율을 높여, 지방정부의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돕는다. 교육부·교육청의 PC·노트북 지원 규모도 확대한다.
‘2만 원대’ 5G 요금제 출시 및 통신비 절감 나서
데이터 중심의 ‘기본통신권’ 보장을 목표로 통신 3사(KT·SKT·LG U+)의 요금제도 개편한다. 월간 데이터 제공량 소진 이후에도 기본적인 속도(약 400Kbps)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안심옵션(QoS)’를 모든 LTE·5G 요금제에 포함한다. 정부는 약 717만 이용자가 혜택을 받게 돼, 연간 3천221억 원가량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에게는 음성·문자 제공량을 확대하고, LTE·5G 요금제는 통합해 간소화하는 한편 자동으로 연령별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로 전환한다. 현재 통신 3사 합산 250개 요금제가 절반 이하로 간소화되고, 2만 원대 5G 요금제가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