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불안이 반복되며, 화석연료에 의존한 경제 구조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최근 불안한 중동 정세로 인한 나프타 가격 급등은 플라스틱 중심의 선형경제가 물가와 산업 전반을 동시에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탈플라스틱은 선택적 친환경 실천이 아닌 생존전략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나프타 위기 속 드러난 한계,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보완 방향’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그린피스 한정희 캠페인 전문위원은 “글로벌 환경 규범은 지속적으로 바뀌어가고 있지만, 한국의 정책은 멈춰서 있다”고 주장했다.
‘나프타 대란과 무역 장벽을 넘는 국가 탈플라스틱 및 순환경제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한 전문위원은 “나프타->에틸렌->플라스틱으로 이어지는 ‘선형경제’는 외부 충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공급망 위기가 산업위기로 직결된다”며 “국민과 기업이 동시에 부담을 떠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 전문위원의 설명에 따르면, EU의 CBAM‧PPWR을 비롯해 미국의 SB54, UN플라스틱 협약 등은 생산‧설계 단계부터 규제하는 보이지 않는 관세로, 탈플라스틱은 환경 정책이 아니라 자원안보이자 산업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은 새로운 통상 질서 및 산업 생태계 기반으로 규제 강도를 높이면서 시장을 선점해 가고 있다”고 말한 한 전문위원은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환경정책이 ‘폐기물 처리’에 맞춰져 있으며 규제 강도도 권고나 시범사업 위주에 그쳐 결과적으로는 시장에서도 공급망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 전문위원은 “자원 위기가 현실화된 지금, 화석연료 기반의 플라스틱 의존 구조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전제한 뒤 “EU의 PPWR에 발맞춰 갈 수 있는 K-PPWR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사용 체계의 의무화에 대해서도 한 전문위원은 목소리를 높였다. “주요국들은 재사용을 선택이 아니라 의무로 전환해가고 있다”고 말한 그는 “감축 목표의 상당 부분을 재사용으로 달성하는 것은 물론 자율 참여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한 전문위원은 범부처 거버넌스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환경 부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산업 전반의 의제”라고 말한 그는 “산업과 환경, 통상 등이 협력하는 기반의 정책을 설계해야 하고, 핵심 현안을 중심으로 협력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