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세미콘 코리아 2026’의 기조연설에서 언급된 반도체 시장의 동향을 두 차레에 걸쳐 소개한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함께 반도체 경쟁의 무게중심이 미세공정 중심에서 설계 자동화, 첨단 패키징, 공정 혁신을 아우르는 제조 인프라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설계·패키징·장비 기업들은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전략으로 AI 기반 설계 자동화, 이종집적 패키징, 초미세 식각·증착 공정 고도화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한국SEMI가 주최한 ‘세미콘 코리아 2026’의 기조연설에서 ASE의 Tien Wu CEO, Cadence Boyd Phelps 시니어 부사장, Lam Research Tim Archer CEO는 각각 자사의 기술 로드맵을 통해 AI 반도체 제조 경쟁의 방향성을 공유했다.
Cadence, AI 기반 EDA로 개발 주기 단축
Cadence Boyd Phelps 시니어 부사장은 AI 반도체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AI 기반 설계 자동화(EDA)를 제시했다. 공정 미세화와 설계 복잡성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경험 기반 설계 방식만으로는 개발 기간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Cadence는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회로 설계, 공정 최적화, 검증, 물리적 배치·배선까지 전 설계 단계를 자동화하는 차세대 EDA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설계 반복 횟수를 줄이고, 성능·전력·면적(PPA) 최적화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Phelps 시니어 부사장은 “특히 AI 기반 시뮬레이션과 예측 모델링이 공정 변화에 따른 설계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고,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최적 구조를 도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며 “이는 공정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설계-공정 간 상호 의존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DTCO(Design Technology Co-Optimization) 전략을 실현하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adence는 향후 AI 반도체, 고성능 컴퓨팅, 자율주행, 데이터센터용 칩 설계 전반에 AI 기반 자동화를 확대 적용해 설계 생산성 향상과 개발 기간 단축을 동시에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ASE, 이종집적·첨단 패키징 고도화
ASE Tien Wu CEO는 “AI 반도체 성능 경쟁의 핵심 축으로 첨단 패키징과 이종집적(heterogeneous integration)이 중요해졌다”며 “미세공정만으로 성능 개선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여러 개의 칩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패키징 기술이 연산 성능, 전력 효율, 시스템 확장성을 동시에 좌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SE는 2.5D·3D 패키징, 칩렛 기반 구조, 고밀도 인터포저 기술을 결합해 고성능 AI 반도체용 패키징 솔루션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GPU, CPU, HBM, 인터커넥트 칩을 하나의 모듈로 통합하는 구조는 AI 데이터센터와 HPC 시스템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그는 “AI 반도체 패키징에서 전력 공급, 발열 제어, 신호 무결성 확보가 가장 큰 기술 과제”라고 지목하며, “고집적 구조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열 관리 및 전력 분배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ASE는 장비 업체, 파운드리, 설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패키징-공정-설계 간 통합 최적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AI 반도체용 초고속·초고밀도 패키징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Lam Research, 식각·증착 기술 고도화
Lam Research Tim Archer CEO는 “AI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식각(Etch)과 증착(Deposition) 기술의 혁신이 필수”라며 “AI 반도체는 초미세 패턴, 3D 구조, 다층 적층 공정을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에, 기존 공정 장비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Lam Research는 고종횡비(High Aspect Ratio) 식각, 초정밀 증착, 원자 단위 공정 제어 기술을 중심으로 차세대 반도체 제조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3D NAND, 차세대 D램, 첨단 로직 공정에서 균일도, 정밀도,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Tim Archer CEO는 "AI 반도체 공정에서 단위 공정 간 융합과 공정 단축이 비용과 생산성 측면에서 결정적"이라며, "다단 공정을 통합하는 장비 아키텍처 혁신을 통해 제조 복잡성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