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효과가 없는 제품을 광고·홍보로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위장환경주의’를 뜻하는 ‘그린워싱’은 제품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접하는 정책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시됐다.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과 유영철 교수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자동차 대기오염 방지시설 관리체계 개선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의 토론자로 나서 현재의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정책이 실질적으로 환경 개선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환경 정책은 실제 오염을 줄였는지, 국민이 납득하는지, 지속가능한 구조인지에 대한 해답이 마련돼야 하지만 현행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정책은 이에 대한 충분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현행법상 조기폐차 정책 대상은 배출가스 4‧5등급 차량이다. 이 기준은 EURO의 행정적 기준일 뿐, 실제 배출량은 아니다. 이로 인해 관리가 잘 된 4등급 차량은 조기 폐차 대상이 되고 정비 불량으로 실제 고배출을 일으키는 차량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남게 된다.
“현행 정책은 환경 정책이 아닌 행정 편의에 기반한 감축 방식”이라고 일갈한 유 교수는 “차량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 아닌 실제 배출을 줄이는 것이 목표인 환경 정책이어야 하는데, 이러한 정책은 국민 신뢰도를 흔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교수는 노후 경유차의 배출가스 유지 정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배출가스 유지 정비란 새로운 기술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검증된 환경 성능을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행위”라고 밝힌 그는 “차량이 오래돼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매뉴얼에서 벗어난 상태로 방치되기 때문에 오염원이 되는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차 한 대를 폐차하고 새 차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탄소가 배출되는 반면, 기존 차량을 매뉴얼대로 유지·관리하는 것은 추가적인 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고 말한 유 교수는 “이것이 탄소중립의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덧붙였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유 교수는 “노후 경유차 문제는 없앨 것이냐 유지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제어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선을 그은 뒤 “이 문제의 출발점은 연식이 아닌 배출가스 유지 정비”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