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그동안 자동차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제도는 대기환경 개선 측면에서는 일정 수준의 성과를 이뤄낸 바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관리 주체의 구조적 불균형, 검사·관리 체계의 신뢰성, 중소 사업자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부담 등 여러 한계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자동차 대기오염 방지시설 관리체계 개선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는 그동안 자동차에서 야기되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노후 경유차에 대한 새로운 관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서울시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 김종남 이사장은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정책 개선 건의’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현행 제도가 노후 경유차의 무조건적인 ‘폐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주장하면서 ‘관리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조기폐차 대상인 노후 경유차의 상당수는 영세 소상공인의 생계수단”이라며 “화물차, 택배, 영업용 차량 등을 운행하는 생계형 운전자들의 경우 차량 교체가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정부가 2023년부터 확대 실시한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정책으로 인해 자동차 정비업계의 정비물량이 급감하고 있다.
“자동차는 국가의 종합검사 시 배출가스 정밀검사나 특정 경유차 배출가스 검사 등으로 운행 적합여부를 판별할 수 있고, 주행거리 등 관리 상태도 정부 및 기관에서 파악하고 있다”고 전제한 김 이사장은 “차량의 연식만으로 조기폐차 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행정편의적 발상이며, 투입비용의 적정성에도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확한 정비만으로도 배출가스는 상황에 따라 최대 50% 이상 저감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차를 없애는 것보다 ‘차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빠르고 효율적인 환경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조기폐차 지원금을 악용하는 사례도 소개됐다. “일부에서는 조기폐차 후 다시 중고 디젤차를 구매하거나 보조금을 받기 위한 ‘형식적 폐차’ 사례도 보고된다”고 말한 김 이사장은 “서류상으로만 ‘폐차’ 처리한 뒤 실제 차량은 해외로 수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구조가 가능한 이유에 대해 김 이사장은 “주요 중고차 수출 대상국은 엔진만 작동하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며 “일부 업체는 조기폐차 차량을 수출용으로 매입하고, 폐차장에 ‘폐차 말소’만 처리한 뒤 해외로 보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실제 차량 파쇄를 확인하지 않는 구조에 기인한다”고 꼬집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김 이사장은 “친환경 정비를 환경 정책의 공식 수단으로 인정하고, 성과·기술 중심의 관리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며 “친환경으로의 전환 과정에 있는 대한민국이 ‘폐기 중심’에서 ‘관리 중심’으로 정책의 중심을 옮겨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