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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리포트] “도메인에서 존으로”… 자동차의 ‘뇌’를 다시 설계하다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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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리포트] “도메인에서 존으로”… 자동차의 ‘뇌’를 다시 설계하다

삼성·ZF ADAS 결합으로 ‘통합 공급’ 체계 완성… 현대차 ‘CODA’ 아키텍처와 시너지 기대

기사입력 2026-01-19 19: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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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리포트] “도메인에서 존으로”… 자동차의 ‘뇌’를 다시 설계하다
(AI 생성 이미지)

[산업일보]
자동차 산업이 100년 만의 패러다임 전환을 맞았다. 자율주행 기술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자동차 설계의 근간이 바뀌고 있다. 기능별로 수십 개의 제어기가 분산돼 있던 기존 ‘도메인(Domain)’ 방식에서, 차량의 구역별 기능을 하나의 고성능 컴퓨터로 통합 관리하는 ‘존(Zone) 아키텍처’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존의 자동차는 창문 제어, 브레이크, 인포테인먼트 등 각 기능마다 별도의 제어기(ECU)가 필요했다. 이로 인해 차량 내부의 배선은 복잡해졌고, 소프트웨어를 한 번에 업데이트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존 아키텍처는 차량을 물리적 구역으로 나눠 관리한다. 예를 들어 차량의 앞부분에 위치한 센서와 제어기들을 하나의 ‘존 컨트롤러’가 통합하는 식이다.

실제로 BMW는 2025년 공개한 ‘노이어 클라세(Neue Klasse)’에 존 아키텍처를 전면 도입해 배선 길이를 600m 줄이고 하네스 무게를 30% 절감했다고 밝혔다. 부품사 앱티브(Aptiv) 역시 9개의 ECU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8.5kg의 하드웨어 무게를 덜어냈다.

하만, 독일 ZF社 ADAS 사업 인수… ‘통합 공급자’ 역량 강화
[SDV 리포트] “도메인에서 존으로”… 자동차의 ‘뇌’를 다시 설계하다
삼성전자가 23일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의 ADAS 사업을 인수했다. 왼쪽부터 마티아스 미드라이히(Mathias Miedreich) ZF CEO,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 크리스천 소봇카(Christian Sobottka) 하만 CEO 겸 오토모티브 부문 사장. (출처=삼성 뉴스룸)

이러한 변화는 전장 시장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의 ADAS(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 사업부 인수를 전격 결정하며 글로벌 전장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 인수로 삼성은 하만이 보유한 ‘차량 내 경험(In-Cabin Experience)’ 기술에 ZF의 ADAS 스마트 카메라와 컨트롤러 등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력을 더하게 됐다. 이는 단순히 부품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수준을 넘어, 하만의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에 ADAS 기능을 결합한 ‘중앙집중형 통합 컨트롤러’ 공급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여러 부품사를 상대할 필요 없이, 삼성의 통합 모듈 하나로 차량 전면부의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기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릇’ 만드는 삼성과 ‘두뇌’ 빚는 현대차… K-자율주행의 전략적 조우

여기서 삼성의 ‘통합 모듈’은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차세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략과 맞물린다. 현대차가 아무리 뛰어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더라도, 이를 효율적으로 구동하고 차량에 실장할 수 있는 ‘통합 하드웨어 플랫폼’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현대차가 부품 하나하나를 직접 소싱해 조립했다면, 이제는 삼성과 같은 거대 공급사가 최적화해 놓은 ‘존 컨트롤러’ 위에 현대차만의 소프트웨어를 얹는 방식이 훨씬 경제적이다. 즉, 삼성이 ZF 인수를 통해 완성한 ‘하드웨어 통합 공급 체계’는 현대차가 독자 아키텍처인 ‘CODA’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CODA’ 아키텍처와 기술 자립… 실리 중심 세대교체
[SDV 리포트] “도메인에서 존으로”… 자동차의 ‘뇌’를 다시 설계하다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해 온 현대차그룹 역시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송창현 전 포티투닷(42dot) 대표 사임 이후, 글로벌 테크 업계 인재들을 전격 영입하며 자율주행 및 소프트웨어 전략의 무게추를 ‘연구’에서 ‘양산과 상용화’로 빠르게 재편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3일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거친 자율주행 전문가 박민우 박사를 그룹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42dot 대표로 선임했다. 이어 16일에는 테슬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카메라 비전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주도했던 밀란 코박(Milan Kovac)을 그룹 자문역이자 보스턴다이나믹스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피지컬 AI(Physical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진용을 갖췄다.

현대차의 이 같은 인적 쇄신의 중심에는 차세대 전기·전자(E&E) 아키텍처인 ‘CODA(Computing & I/O Domain-based Architecture)’가 있다. CODA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는 존 아키텍처를 전제로, 차량 제어 구조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하는 설계다. 박 사장은 글로벌 빅테크에서 축적한 플랫폼 구축 및 양산 노하우를 CODA에 이식해, 현대차가 외부 기술 생태계를 활용하면서도 독자적인 아키텍처 주권만큼은 놓치지 않는 ‘실리 중심의 기술 자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피지컬 AI 시대 선점을 위해 자체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하드웨어 효율성 측면에서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넓혀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엔비디아의 엔진을 활용하면서도 독자적인 아키텍처를 구축하려는 현대차의 ‘실리 중심 루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전략적 명확성은 시장의 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피지컬 AI’ 선도 기업으로 부각된 현대차의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40만 원대 고지를 밟았고, 시가총액 역시 80조 원을 돌파하며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다.

결국 자율주행 2.0 시대의 승자는 얼마나 더 단순하고 효율적인 ‘뇌’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부품 개별 납품의 시대가 저물고 ‘통합 플랫폼’의 시대가 열리면서, 삼성과 현대차를 포함한 글로벌 테크 기업 간의 전략적 협력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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